최근 4년간 금융권 순이익 대부분 감소
비금융회사의 금융업 진출도 위협적
외형보다는 수익성 위주로 전환 시급
한국 금융산업이 성장성과 수익성에 있어 모두 장기적인 하락세를 기록하며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 같은 문제인식은 전문가들도 다르지 않았다.
6일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한국금융연구원과 한국국제경제학회의 주최로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금융의 쟁점과 향후 개혁 과제'를 주제로 한 정책세미나에서 금융업을 둘러싼 불안한 시그널을 전했다.
그에 따르면 최근 4년 동안 금융권의 순이익은 대부분 감소했으며, 은행과 증권의 상황이 가장 심각했다.
특히 은행업의 경우 2011년 이후 수익성(ROE)과 성장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위기상황에 직면돼 있으며, 국가별 은행 ROA(2013년 기준)를 보더라도 한국은 0.38%로 글로벌 평균 1.28%에 한참 못 미쳤다.
실제 글로벌 금융전문지 뱅크지에 따르면 국내 10개 은행의 ROA는 글로벌 1000대 은행 평균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증권업은 최근 주가 횡보세에도 불구하고 일평균 거래대금이 급감하면서 증권회사의 영업기반이 크게 약화되고 있으며, 생명보험업은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이차역마진 심화로 수익성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비금융회사의 금융사업 확대는 전통의 금융업에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페이팔의 경우 전세계 쇼핑 결제액의 14%를 차지하고 있으며, 구글은 2011년 온오프 결제 가능한 모바일 지갑을 출시한 후 2013년 6월 이메일 첨부형 송금서비스를 개시했다. 또 중국의 알리바바닷컴은 자사 쇼핑몰 SME 대상 소액 대출 서비스를 실시하며 2010년부터 32만개 업체에 1000억 위안(약 17조원) 규모의 대출을 제공하는 등 기존 금융업을 위협하고 있다.
배현기 소장은 "이 같은 금융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비지니스 모델의 전환 등 수익구조의 선진화가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최근 중소기업 금융, 기술금융 등 정책적 지원이 확대되고 있으나 위험자산 관리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며 "기준금리 하향 안정화고 순이자마진(NIM)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해외이익과 비이자이익의 증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더불어 그는 "금융규제 개선은 국제적 정합성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금융혁신을 활성화하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최근 부각되고 있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복합점포 허용 등도 동일한 맥락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향후 국내 금융사들이 외형보다는 수익성 위주로 변화를 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과거 고성장기에 적합했던 현재의 고용보상구조를 시대 및 상황의 변화에 맞게 유연화를 할 필요가 있고, 소비자 보호 및 고객 만족도 향상을 위해 금융사들의 성과지표도 전면 개편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이수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사들의 인력 재편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이 연구위원은 "수익구조의 선진화는 이익의 안정화일 것"이라며 "채널변화와 관련해 생각해 보면 단순업무에 치중돼 있는 인력에 대한 재교육을 실시해 재배치하는 방법을 제안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