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조사과장 면담신청 제도' 시행
시범실시 과정서 세무조사 기업들 반응 'GOOD'
기업들에게 세무조사를 하는 국세청 조사관들은 무시무시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세무조사를 통해 엄청난 세금을 추징할 수도 있는 그들의 '힘'은 부담 그 자체이다.
현재 세무조사 과정에서 부당함을 느끼거나 조사결과가 납득이 되지 않을 때 납세자보호관에게 권리구제를 신청하는 제도가 운영 중이지만 기업들에게 이 제도는 선뜻 선택하기 어려운 문제.
기업입장에선 꼭 억울한 일이 없더라도 조사과정에서 조사반과 벌어진 사소한 이견이나 궁금증 등을 시시때때로 납보관에게 찾아가 해결을 시도하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세무조사 과정에서 벌어지는 크고작은 문제를 해소할 공식적인 창구가 없어 애를 태우기 부지기수였다.
국세청이 이런 기업들의 고충을 전해듣고 지난달부터 공식적인 대화채널을 통해 의견조율이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조사과장 면담신청 제도'의 운영을 시작했다.
세무조사 중인 국내 모든 기업이 신청할 수 있는 이 제도는 세무조사에 대한 일반적인 궁금증을 비롯해 조사절차에 대한 문의, 과세쟁점에 대한 의견전달, 조사과정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상담을 해준다.
조사를 담당하는 조사반의 과장이 직접 상담해주기 때문에 기업들에게 일대일 맞춤형 상담이 가능한데 더해 기업이 면담을 신청하면 기업의 일정에 맞춰 최대한 빨리 면담 날짜를 잡아준다는 것이 국세청의 설명이다.
특히 외국계 기업의 경우는 조사절차가 생소하다거나 이전가격 산출 방법에 있어서 과세당국과 차이가 난다거나 하는 문제들을 조사과장을 통해 직접 해결함으로써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제도 시행 전 국세청이 시범사업을 했을 때도 기업들의 반응이 좋아 이를 확대 실시하는 것이라고 국세청은 전했다.
다만 세무조사를 앞두고 있거나 평소 궁금한 것이 있어 문의를 하고 싶을 경우에는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없다. 세무조사를 하지 않는 경우 조사반과 담당과장이 없기 때문에 제대로 된 상담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이유이다.
현재까지는 제도 시행 한 달 밖에 되지 않아 전국에서 조사과장 면담을 신청한 기업들의 건수나 면담신청 기업 업종별, 면담내용 등의 집계가 이뤄지지 않고는 있지만 제도를 적극 홍보하면 신청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 국세청은 전망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아직 한 달 밖에 되지 않아 현황파악은 어렵지만 시범사업을 한 결과, 기업들의 반응이 좋았다"며 "그동안 대화채널이 공식적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이 애로사항을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는데 앞으로는 대화 채널을 공식화 해 기업들도 부담없이 어려운 점을 얘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