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누리과정은 의무, 무상급식 의무 아냐" 靑발언에 힘 싣기
야 "어느 한쪽 포기할 사항 아냐…복지 위한 '증세' 논의해야"
누리과정(만3~5세 무상보육)과 무상급식을 둘러싼 중앙-지방정부-교육청 간 갈등이 점차 증폭되는 가운데 여야의 입장차가 커지면서 무상복지 논란이 연말정국의 또 다른 쟁점이 되고 있다.
특히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이 전날(9일) "무상보육은 대통령 공약 의무사항이고, 무상급식은 대선공약이 아니다"며 가이드라인을 제시, 무상급식 축소를 시사한 발언에 대해 새누리당은 적극 힘을 실은 반면 야당은 거세게 반발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누리과정과 무상급식 예산편성 논란에 관해 "국가재정과 경제상황, 복지현실에 대해 냉철하게 정확한 고민을 하고 종합적 검토 후에 집행과 우선순위 선정이 이뤄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무상복지 공약을 '선거 포퓰리즘'에 기댄 공약임을 시인하며 "선거 때 야기한 무상세례에 대해 국민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우리부터 솔직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누리과정은 2012년 여야 합의로 법령개정을 통해 추진된 법적 의무사항"이라며 "유아교육법, 영유아교육법, 지방재정교부금법에 의해서 규정되어 있다"고 전날 안 경제수석이 밝힌 내용을 거듭 강조했다.
이어 "무상급식은 법적 근거가 없는 재량사업"이라며 "누리과정은 저출산에 따른 출산율 제고와 양질의 보육을 위해 법적으로 도입된 국가의 의무이기 때문에 자의적으로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김태호 최고위원은 복지예산 증가에 따른 증세 문제를 고민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파적 갈등과 예산부족 문제로 중단되면 국민에게 면목 없는 일"이라며 "이 문제는 여야가 (시도교육청이 무상복지 예산을 유예적으로 편성한 기간 동안) 특위를 구성해 머리를 맞대고 '증세 없는 복지'라는 정부 기조와 복지제도의 전반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고민들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무상)보육이냐 (무상) 급식이냐의 극단적 이분법으로 끌고 가면 파국은 불 보듯 뻔하다"며 "이 문제의 근본은 재원 조달에 있지 어느 한쪽을 포기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우리나라 사회복지지출은 OECD 최하위권이고 세금도 조금, 복지도 조금인 상황이다. 우리의 문제는 복지 과잉이 아니라 복지부족"이라며 "무상보육과 무상급식 모두를 포기 안하려면 해법은 증세로 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기국회 예산심의 완료 이전에 급식과 보육 예산 모두 적정수준까지 반영되도록 여야가 부자감세 철회 등 증세에 합의해야 한다"며 "여야 관련단체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대타협위원회를 만들어 재원마련 방안 및 합의과정을 논의하자는 제안을 다시 한다"며 '증세를 위한 대타협 기구'구성을 거듭 촉구했다.
문 위원장은 '무상급식은 의무가 아니다'고 한 안 경제수석 발언에 대해 "무상급식은 의무교육을 무상으로 한다는 헌법에 따라 결론이 난 것으로, 결코 포기할 수 없다"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문제로) 주민투표까지 해서 시장직까지 사퇴하지 않았느냐. 복지예산은 한번 정해지면 기정사실화돼 거둬들일 수 없다는 게 상식이다. 거꾸로 되돌린 유례는 동서고금에 없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이 막무가내로 무상보육을 밀어붙이다 보니 무상급식과 충돌하는 상황이 빚어졌다"며 "누리과정 예산 3조9천억원을 반영하지 않고 전액 지방에 떠넘기려 하는 것은 참으로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도 청와대를 겨냥, "무상보육 국가 완전책임제는 대통령의 약속인데 무상보육의 책임을 지방에 떠넘기고 무상급식과 반값등록금은 기억에서 지운 것인가"라며 "청와대 안종범 경제수석은 무상급식이 법적 의무가 아니라고 하는데, 우리 당은 무상급식도 국가의 헌법적 의무라고 말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