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3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11월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2.00%로 동결했다.
지난 8월과 10월 기준금리를 잇따라 0.25%포인트씩 인하한 이후 숨고르기를 한 것이다.
지난달 전문가들의 엇갈린 예측 속에서 전격적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한은은 가계부채 증가와 자본유출 우려 등을 고려해 당분간 금리인하 효과를 지켜보는 쪽을 선택했다.
앞서 11일 금융투자협회가 국내 채권시장의 보유 및 운용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104명 응답)한 결과 응답자의 99%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었다.
8월에 이어 10월에도 기준금리를 인하해 당분간 추가 인하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 채권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경기가 여전히 불안하지만 섣불리 금리인하 카드를 썼을 때 불러올 가계부채 증가와 전셋값 상승 등 역풍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원-엔 환율 하락세가 심각한 상황에서 수출이 타격을 입게 될 경우 추가적인 금리인하 카드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내년에 미국의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 원화 가치 절하로 환율 우려가 경감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만큼 금리인하의 효과를 천천히 지켜본 뒤 통화정책 방향을 운영하겠다는 것이 한은의 기본 동선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은에 따르면 수출이 양호한 모습을 지속하고 있지만 내수 관련 지표들이 개선과 악화를 반복하는 가운데 경제주체들의 심리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고용면에서는 취업자수가 50세 이상 연령층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마이너스 GDP갭은 점차 축소될 것이나 그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는 것이 한은 측의 예상이다.
10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산물가격의 하락폭 축소 등으로 전월의 1.1%에서 1.2%로 높아졌으며,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근원인플레이션율은 공업제품가격의 오름세 둔화 등으로 전월의 1.9%에서 1.8%로 낮아졌다.
주택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수도권과 지방에서 모두 상승세가 지속됐다.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는 가운데 중기적시계에서 물가안정기조가 유지되도록 하면서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경제 성장세를 지원하면서도 물가안정은 물론 금융안정에도 유의해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 해외위험요인, 가계부채 및 자본유출입 동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