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관계 변경시 계약 분리토록 권고
일반손해보험, 잔여보험료 공제 않도록 개선
금융감독원이 27개 보험사에서 판매 중인 상품 691개를 개선·변경권고 했다. 보험소비자 권익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거나 민원발생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감원은 지난 9월말 판매되고 있는 보험사의 자율상품 중 보험소비자 보호 등을 위해 점검이 필요한 상품을 선별, 집중심사를 실시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2011년 1월 24일 보험업법 개정으로 보험상품 심사원칙이 사전신고에서 자율판매로 전환돼 자율상품 사후 심사의 필요성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자율상품이란 보험사가 금감원에 신고하지 않고 자율적으로 개발·판매하는 상품을 말한다.
이에 따라 보험소비자의 권익을 제고하고자 금감원은 먼저 가족관계 변경 시 계약을 분리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기존에는 가족을 동시에 보장하는 보험상품에서 가족관계 변경 시 계약을 분리할 수 없어 이혼한 배우자가 계약을 유지하고 싶어도 계약이 소멸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혼, 자녀 결혼 등 가족관계 변경 시 피보험자(보험사고 발생의 대상이 되는 사람)별로 계약을 분리할 수 있게 된다.
자동차와 보증보험을 제외한 일반손해보험의 경우에는 보험금에서 잔여보험료를 공제하지 않도록 개선했다.
보험료를 나눠 내는 보험계약의 경우 보험사고 발생 시 보험금에서 잔여보험료를 공제하고 지급했던 기존과 달리 보험금에서 잔여보험료를 공제하는 약관 조항을 삭제한 것이다.
가스사고배상책임보험의 가지급보험금의 지급한도도 증액했는데 이로 인해 배상책임보험 표준약관을 준용, 가지급보험금을 금액한도 없이 추정보험금의 50%까지 지급하도록 개선했다.
기존에는 가스사고배상책임보험의 액화석유가스소비자보장특약에서 보험사가 추정하는 보험금의 50%를 500만원 한도내에서 가지급보험금으로 지급해왔다.
금감원은 민원발생을 예방할 수 있도록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 개선을 시도했다.
먼저 신용상해보험 약관의 보험수익자(보험금 받을 자) 관련 조문을 명확화 했다.
신용상해보험이란 채무자인 피보험자가 죽거나 다친 경우 보험금을 대출 금융사(수익자)에 지급하는 보험이다.
기존에는 대출 금융사의 보험수익자 지위와 한도가 약관에 기재되지 않아 보험금 수령권에 대한 다툼이 생기거나 대출 금융사가 대출잔액을 초과해 보험금을 받을 가능성이 존재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대출 금융사가 대출잔액을 한도로 보험수익자 지위를 갖게 된다.
또 금감원은 계약 무효사유가 아닌 질병에 대한 담보는 유지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부여했다.
다른 질병까지 동시에 보장하는 암보험의 경우 암을 보장하지 않는 기간 내에 암이 발생하는 경우 보험계약 전체를 무효처리 했던 기존과 달리 암 이외에 보장실익이 있는 다른 질병에 대한 담보는 보험가입자가 원할 경우 유지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이밖에 금감원은 종합보험의 경우 특성에 맞게 2가지 이상의 손해를 담보하도록 했다.
기존에 종합보험은 재물손해, 신체손해, 배상책임손해 등을 종합적으로 보장해야 함에도 한가지 손해를 담보하는 상품을 종합보험이라는 명칭으로 판매할 소지가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종합보험이 그 특성에 맞게 2가지 이상의 손해를 담보해야 한다.
또 금감원은 보이스피싱손해보장특약의 보험금이 실제 손해액을 초과하지 않도록 개선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이번 개선사항에 대해 각 보험사별로 이행계획서를 제출받아 해당 상품이 차질 없이 개선되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