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표 경영 잊고 KB 경쟁력 회복만 지켜봐 달라"
LIG손보 인수 의지 재차 표명…이사회 언급은 피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겸 국민은행장이 당초 6개월 정도로 예상했던 회장·은행장 겸임 체제를 상당기간 가져갈 것을 암시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겸 은행장은 25일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갖고 향후 경영 계획 등에 대해 소상히 밝혔다.
윤 회장은 내년을 넘겨서도 은행장 겸임을 지속할 지를 묻는 질문에 "겸임 부분의 기간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빨리 경쟁력을 회복해 정상궤도로 가느냐가 중요하다"며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는게 좋으며 겸임기간은 신축성 있게 생각했으면 좋겟다"고 밝혔다.
당분간 지주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은행 부분에 집중하기 위해 여의도와 명동 본점을 왔다갔다 하는 것도 실무진에게 부탁해 한쪽에 모으는 방법을 부탁했다는 것이 그의 전언.
이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은행장 겸임을 지속하며 당분간 KB금융의 경쟁력과 고객 신뢰 회복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또 그는 회장과 은행장 겸임처럼 몇몇 직책에 대한 겸임을 고민하고 있음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윤 회장은 "일정 직책에 대해서는 지주와 은행을 겸임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며 "비은행 계열사에 대한 통제력, 역량을 고려해야 하지만 몇몇 직책은 겸임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특히 지주사 사장직 부활에 대해서는 인사부분을 이제 살펴보고 있다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묘한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금융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LIG손해보험과 관련해서는 조심스러운 언행을 이어갔다. 금융당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는 "LIG손해보험에 대해서는 취임식 때도 이야기 했지만 인수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며 "자회사 편입에 대한 최종적인 결정은 금융위원회 승인 사항이기 때문에 자회사 편입시 시너지효과 등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전했다.
사외이사의 용퇴 등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서는 "사외이사 질문은 답변 드리기 곤란하다"며 말을 아꼈으며, 금융당국의 승인이 지체될 경우 LIG손보 측과 계약 연장을 추진할 지는 "안되면 계약연장을 위한 노력은 당연히 한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췄다.
윤 회장은 '시우(時雨)금융'(임영록 전 KB금융 회장), 스토리금융(이건호 전 국민은행장) 등 전임 CEO들처럼 경영 어젠다를 세우겠냐는 질문에는 "윤종규 표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KB표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모든 역량과 관심을 KB의 경쟁력 회복에 집중해 나갈 것이며 윤종규 표가 없다고 실망하지 말고 KB가 어떻게 바뀔지 지켜봐달라"고 밝혔다.
또 그는 KB의 오랜 숙원 사업인 통합사옥과 관련해 "사옥이 분산되는데서 오는 업무 비능률과 직원들 열망과 바람이 강한 것으로 안다"며 "제 임기에 통합사옥의 첫삽을 떴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우선순위에 있어 고객 편의가 우선이며 수익성이 개선된 후 서두르지 않고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임기 내 구조조정과 영업점 통폐합 등 민감한 사항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인력구조면에서 개선 필요성이 있다는데 대해서는 조직원들이 인식을 같이하고 있으며, 성장가능성이 있는 부분에 인력을 집중시키고 재훈련을 통해 인력운용을 해 나갈 것"이라며 "채산성이 떨어지고 지속 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한 곳에 대해서는 통폐합의 가능성을 열어두겠지만 인위적으로 몇 퍼센트 점포를 폐쇄하겠다는 식의 진행은 하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M&A나 해외영업전략과 관련해서는 "저축은행이나 캐피탈 등을 이미 샀는데 사는게 중요한 게 아니라 KB에 부합되는 물건이 되는 게 중요하다"며 "당분간 LIG손보 인수 등 기존 안건에 집중할 것이나 생명보험사나 증권쪽 보강은 나름 생각을 가지고 있고 좋은 물건이 나오거나 좋은 상황이 있으면 기동성 있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