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예산규모 명시 반대 '파행'…새정치, 모든 의사일정 중단
새정치민주연합은 26일 누리과정 예산 편성과 관련, 교육부 예산을 늘리는 등 '우회지원' 방식으로 여야가 합의했지만 새누리당의 번복으로 논의가 중단되자 예산결산특위를 포함한 국회의 모든 상임위 의사 일정을 중단키로 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전 당 소속 상임위원장과 간사가 참석한 긴급 연석회의를 열어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
여야는 전날(25일) 교육부 예산을 늘려 시ㆍ도교육청에 '우회 지원'하기로 합의하며 국회 교육문화관광체육위를 정상 가동시켰으나 구체적인 예산지원 규모를 둘러싸고 새누리당(2천억원)과 새정치연합(5천233억원)이 의견을 달리했다. 상임위와 예결위 논의에서 구체적 규모를 정하기로 했지만 교문위 새누리당 의원들이 원내지도부의 '뜻'이 전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육부 예산규모를 명시하는 것을 반대하면서 상임위가 파행됐다.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이날 관련 브리핑에서 "새누리당이 연거푸 합의를 번복했다. 누리과정의 예산액수를 특정하지 말고 올리라는 이야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합의 번복은 상임위 재량권을 전면적으로 위반하는 것이다. 상임위 중심주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새누리당과 더 이상 예산심의를 함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서 대변인은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를 향해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했던 내용을 원내수석, 국회의원들이 번복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우윤근 원내대표는 모든 문제를 대화로 풀기 원한다. 지금까지 모든 현안을 대화로 풀려고 애써 왔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많은 것을 양보했다"고 압박했다.
앞서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새누리당을 향해 "누리과정과 관련 거듭된 새누리당의 합의 번복과 무책임에 인내심에 한계를 느낀다"며 "지난번 여야정 합의를 원내수석부대표가 뒤엎은데 이어 어제는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를 여당 의원들이 지도부의 지침이 없었다며 예산심의가 파행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자중지란도 한두 번이다. 도대체 새누리당의 애매모호한 태도를 지켜보면서 여야 합의가 무슨 소용이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여당은 구체적 액수를 특정하지 않은 채 예결위에서 예산확보하자고 한다. 상임위 간사 간 합의는 경제부총리가 OK해야 유효하다고 한다. 이런 해괴한 논리가 어디 있나"라고 비난했다.
우 원내대표는 "예결위에서 기재부 등의 의견을 듣고 다시 증감하는 건데 유독 누리과정은 상임위의 재량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며 "정도로 가는 정치, 신뢰로 가는 정치를 해야 한다. 누구를 위한 예산인가. 야당에 시혜를 베푸는 것처럼 잘못 되도 한참 잘못된 판단"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누리과정은) 대통령의 공약사항이고 국민을 위한 예산"이라며 "여당이 앞장서서 확보해야 할 예산"이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