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우 우리은행장(사진)은 1일 오후 늦게 전직원에게 발송한 이메일을 통해 연임 포기 의사를 밝혔다.
이 은행장은 메일에서 "민영화라는 최대의 숙명적 과제를 안고 은행장 소임을 맡은지 벌써 3년이 넘는 세월이 지났고, 우리금융그룹내 계열사 매각 등의 순차적인 민영화 작업끝에 지금 이순간까지 왔다"며 지난 시간을 회고했다.
비록 우리은행 매각을 성사시키지는 못했지만 그동안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등을 순차적으로 매각한 성과에 대한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특히 그는 우리사주조합의 소수지분매입 참여 등에 대해 높은 평가와 함께 고마움을 표했다.
이 은행장은 "민영화의 마지막 단계까지 많은 도움을 주신 고객님들과 우리사주조합 결성을 위해 애쓴 노동조합, 직원들 덕분에 소수지분매각 청약율 130%라는 높은 성과를 거두게 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우리은행 임직원 1만3000명 등 우리사주조합은 약 3000억원 상당의 소수지분인수를 신청한 상태다.
마지막으로 이 은행장은 "민영화를 위한 발자취를 돌이켜 볼 때 저의 맡은 바 소임은 다한 것으로 여겨져, 회장 취임 때 말했던 약속을 지켜야 할 때라 생각한다"며 연임에 도전하지 않고 물러날 뜻을 분명히했다.
지난달 우리은행 매각입찰이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무산되며,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둔 이 은행장의 연임 포기는 어느 정도 예상이 됐었다.
우리은행은 오늘 2차 행장추천위원회를 열 계획이며, 행장 후보 면접 등의 과정을 거쳐 최종 후보를 선출할 계획이다.
이미 금융권에서는 서금회(서강금융인회) 출신의 이광구 우리은행 부행장이 차기 행장으로 사실상 내정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이 부행장은 천안고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79년 상업은행에 입행한 후 홍콩지점장과 경영기획본부 부행장을 역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