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고, 빕스, 뚜레쥬르 등을 운영하는 CJ그룹의 글로벌 외식기업 CJ푸드빌이 그간의 실적부진에서 벗어나 4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펼치고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CJ푸드빌은 지난 2008년 이후 매년 소폭 흑자와 큰 폭의 적자 등 냉탕·온탕을 반복하며 오랜 기간 누적된 결손으로 인해 2012년 말 기준 자기자본 잠식률 44.58%을 기록한 상태였다. CJ그룹 일원으로 자본 잠식 회사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었던 셈이다.
지난해 3월에는 대주주인 (주)CJ의 결단으로 61.6%의 감자를 단행, 자본 잠식의 불명예를 벗고, 클린컴퍼니로 새 출발의 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또다시 24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그룹의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다.
그랬던 CJ푸드빌이 지난해 4분기 이후 연속 흑자행진을 펼치고 외형 또한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이는 등 종전과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 3분기 누적매출 전년비 20.2%↑ 4분기 연속 흑자...선택과 집중 통한 '경영효율화'
이 회사 최대주주인 CJ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말 현재 CJ푸드빌의 별도재무제표기준 누적매출액은 8188억원으로 전년 동기 6813억원보다 약 20.2% 증가했다.
3분기 누적 순이익 또한 87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3분기 말 누적손실 245억원과 비교, 무려 332억원의 이익 개선을 시현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이후 3분기 연속 흑자경영을 펼침으로써 선순환구조로 정착된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에 대해 CJ푸드빌 측은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각 외식브랜드 전반에 걸친 경영 효율화 작업의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지난 2012년 이후 동반성장위원회의 제빵·외식사업 규제로 인해 국내사업 확장은 지양하고, 대신 브랜드별 수익성 중심 전략과 성장브랜드에 대한 선택과 집중, 현장과 고객 중시 경영 등을 강화해온 효과가 나타난 결과”라고 평가했다.
결국 각 브랜드별 매장당 생산성을 높이고 적자 브랜드 및 부진 점포 정리 등 경영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감안한 질적 성장에 집중해온 것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실례로 씨푸드 브랜드들이 일본 원전사고 여파로 수산물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돼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으면서 수익성과 성장성을 담보하기 어려워지자, CJ푸드빌은 지난해 씨푸드오션 매장 4개와 올해 피셔스마켓 2개 매장을 과감하게 정리했다.
특히 그룹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전략 한식브랜드인 비비고의 광화문 1호점 매장도 과감하게 문을 닫았다. 높은 임대료 인상 요구로 채산성을 맞추기 어려워지자 1호점이라는 상징성보다는 실리를 택한 것.
이밖에 카레 전문점 로코커리도 본사 내 1개 점포만 남기고 모두 철수했다. 또한 아이스크림 브랜드 콜드스톤과 중국음식 브랜드 차이나팩토리도 적자 매장 정리를 통한 수익성 제고에 나서는 등 예전과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여줬다.
■ 흑자기조 더 지켜봐야...해외 진출 따른 차입금·채무보증 급증은 ‘부담’
하지만 이 같은 실적호전에도 불구하고 향후 실적, 특히 손익부문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2~3년간 동반성장위원회, 공정위 등의 규제로 인해 국내보다는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는 과정에서 투자비 충당을 위한 차입금과 해외 현지법인들에 대한 채무보증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며 “아직 해외사업 전체적으로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고 차입금 급증에 따른 금융비용 등 변수가 많다”고 지적했다.
CJ푸드빌의 지난해 차입금은 1353억원으로 2012년과 동일하나, 2011년 628억원에 비해서는 약 115%나 급증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 10월말 기준 중국과 미국, 베트남 등 7개 해외 현지법인에 서준 채무보증 784억원까지 더하면 총 2138억원으로 자기자본 729억원의 3배에 달한다.
더욱이 지난해에는 감자 후 약 452억원 가량의 유상증자대금으로 국내외 투자비 부족분을 충당했지만, 대주주에게 매년 손을 벌릴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차입금 증가 여부 등 확실한 흑자기조 정착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CJ푸드빌 관계자는 “기존 대표적 캐시 카우(cash cow) 브랜드인 빕스와 뚜레쥬르에 이어 최근 계절밥상과 투썸플레이스 등의 성장세가 가세해 올해 흑자전환은 확실하다”며 “앞으로도 수익이 나는 브랜드 중심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내실을 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