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헌법 독재 발언 42년 만에 무죄 <사진: DB>
'유신헌법 독재 발언 42년 만에 무죄'
유신헌법이 독재라는 발언을 해 징역형을 선고받은 아버지의 사건에 대해 아들이 42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3일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김흥준 부장판사)는 "지난 1972년 계엄법 위반 혐의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던 故 박모 씨에 대한 재심에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로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당시 수사관들이 영장 없이 불법채포해 감금죄를 범했다"며 "재심 사유가 있다"고 인정했다.
이어 "문제가 됐던 발언은 당시 개헌이 추진되던 유신헌법에 대해 피고인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다소 격한 언사로 표현한 것"이라며 "이런 견해의 표명을 군사적으로 제압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과거 사건 기록에 따르면 박 씨는 1972년 10월 30일 경북 영주군 영주읍내 한 공원 앞에서 "헌법개정안(유신헌법)은 막걸리로 조지자. 헌법개정안은 독재다" 등의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구속 기소된 뒤 경북지구 계엄 보통군법회의에서 징역 3년형에 처해졌다.
같은 해 10월 17일 공포된 계엄포고령 제1호는 '유언비어의 날조 및 유포를 금한다', '이 포고를 위반한 자는 영장 없이 수색·구속한다'고 규정한 상태였다. 박 씨는 "만취해 심신미약의 상태에서 한 행동"이라며 항소했고, 육군고등군법회의는 이듬해 1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으로 형을 결정했다.
박 씨는 영장도 없이 구속돼 수사와 재판을 받고 수십일 만에 풀려난 뒤 9년이 흘러 세상을 떠났지만, 아들이 올해 8월 이 사건의 재심을 청구해 아버지의 한을 풀게 됐다.
유신헌법 독재 발언 42년 만에 무죄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유신헌법 독재 발언 42년 만에 무죄, 너무 오래걸렸네", "유신헌법 독재 발언 42년 만에 무죄, 과거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술도 안 통했구만" 등의 반응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