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고보조금 누수 방지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보조금 정보공개 및 부정수급 신고 체계가 미비하거나, 보조금 전달체계 장치가 충분히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 같은 보조금 지급체계 부실은 '부정수급'이라는 악행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에 관리가 부실했던 보조금 지급체계가 전면 손질된다.
정부는 부정수급 방지 컨트롤 타워인 '국고보조금 관리위원회'를 설치해 보조금 정보 전반을 관리하기로 했다. 또 100억원 이상 신규 보조사업의 효과성 등을 평가하는 등 보조금 선정사업 심사도 강화시킬 계획이다.
정부는 4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개최, 이 같은 내용의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종합대책'을 확정·발표했다.
□ "보조금 전달체계 미흡했다" =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국조보조금 예산은 52조5000억원으로, 관련 사업만 2031개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재량지출 29조4000억원, 의무지출 19조원, 경직성지출 4조1000억원 등의 용도로 보조금이 지출됐다.
문제는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서 투자여력이 약한 지자체나 민간을 도와 지역경제를 살리려는 정책목표와는 달리, 부정수급이라는 파렴치한 만행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에서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 부처별 실태점검·감사원 감사 결과 등을 분석해 부정수급 주요인으로 꼽히는 사례를 제시했다.
우선 부정수급을 조사하고 대책을 수립할 '총괄·조정기구 및 인프라' 부재다. 이 때문에 보조사업 운영·관리, 부정수급 분석 및 대책마련을 총괄할 컨트롤타워가 없고, 보조금 정보공개 및 부정수급 신고체계가 미비하다는 지적을 낳았다.
또 보조 사업이 충분한 '타당성 검토, 중복성 검토' 없이 선정·집행됐으며, 보조금 전달체계의 핵심인 '보조사업자 감시·감독' 장치가 충분히 작동되지도 않았다.
여기에 집행점검, 정산 등 '집행·사후관리 제도'가 형식적으로 운영되어 부정수급 방지 등의 효과성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 부정수급 방지 컨트롤 타워 설치된다 = 정부는 이 같은 지적에 따라 부정수급 방지를 위한 컨트롤타워인 '국고보조금 관리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방문규 기획재정부 2차관이 위원장을 맡고, 각 부처 1급 공무원을 비롯해 보조금 전문가 등 20인 이내로 구성된다.
위원회는 보조금 정보 전반을 관리·공개할 '국가보조금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신고 포상금한도 확대(1억원→2억원) 및 보상금 제도(20억원 이내) 등을 도입하는 등 신고 인센티브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보조사업의 선정심사도 엄격하게 진행된다. 구체적으로 100억원 이상 신규 보조사업의 효과성, 정책성을 평가하는 보조사업 적격성 심사제도가 도입된다. 여기에 보조사업 일몰제(3년)를 도입, 2016년부터 신규 보조사업(재량지출)은 매 3년마다 지속여부를 심사받게 된다.
보조사업자 등에 대한 감시·감독도 강화된다. 보조사업자의 이력, 재무상태 등에 대한 정보공시를 의무화하고, 연간 10억원 이상 보조금 지원을 받는 주요 민간 보조사업자 등에 대한 외부회계감사제도(매 2년마다 의무적으로 실시)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거짓 등의 부정한 방법으로 부정수급한 경우에는 부정수급액의 5배의 징벌적 과장금도 부과된다.
이 밖에 부처별로 100억원 이상 보조사업에 대한 점검 평가단을 구성해 연 1회 이상 점검하고, 결과를 위원회에 통보하도록 했으며, 부기등기 도입 등 보조시설 사후관리절차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고보조금의 체계적 관리·운영, 부정수급의 시스템적·항구적 방지 대책 추진 등을 통하여 재정누수를 방지하고 재정운영의 효율성 제고 효과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보조금 부정수급대책 이행과 병행해 중소기업·복지·일자리 사업 등 정비대상사업을 발굴해 내후년(2016년) 예산안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또 R&D(연구개발) 지원정책을 전면 재검토해 R&D 사업화 촉진, 중소기업 지원확대 등을 포함하는 R&D 재정지출 혁신방안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