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우리나라 경제에 대해 성장세가 점차 둔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생산뿐만 아니라 민간소비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근거에 따른 것이다.
KDI는 4일 '경제동향 12월호'에서 "경기관련 주요 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광공업생산이 감소하고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하락하는 등 경기가 전반적으로 둔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10월 중 전산업생산은 전월(2.0%)보다 낮은 전년동월대비 0.1% 증가하는 데 머물면서 경기개선 추세가 약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공업생산은 자동차(-10.5%), 전자부품·영상음향통신(-6.5%) 등의 부진에 기인한 탓이다. 여기에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건설기성액, 내수출하지수 등이 감소한 데 주로 기인해 전월(100.3)에 비해 0.3포인트 하락한 100.0을 기록했다.
특히 소비자심리도 가라앉은 모습이다.
10월 중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1.6%)보다 낮은 전년동월대비 –0.3%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또 서비스업생산은 완만한 회복세(2.6%)를 지속했으나, 민간소비와 관련이 높은 업종은 상대적으로 낮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구체적으로 도소매업(-1.7%), 숙박 및 음식점업(1.4%), 교육서비스업(1.5%), 예술·스포츠 및 여가관련 서비스업(1.5%) 등이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KDI는 "11월 중 소비자심리지수도 올해 들어 가장 낮은 103을 기록해, 향후에도 민간소비의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설비투자지수도 전월에 비해 비교적 큰 폭으로 반등(12.8%)했지만, 10월에는 기계류 및 운송장비가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전년동월대비 8.8% 감소했다.
다만 건설투자의 경우 토목부문의 부진이 이어지며 감소세를 지속했으나, 선행지표와 거래지표들의 증가세가 유지되면서 향후 건설투자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KID의 전망이다.
반면 수출은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으로부터 수출이 둔화되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11월 중 수출은 중국, EU 및 일본 등 주요 국가로의 수출이 감소한 데 기인해 전년동월대비 –1.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입도 원유 수입액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전년동월대비(-4.0%)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다.
노동시장의 사정도 마찬가지.
10월 중 취업자는 전년동월대비 40만6000명(1.6%) 증가해, 3개월 연속 증가폭이 축소됐다. 같은 기간 경제활동참가율 및 고용률(15~64세)도 전월에 비해 각각 0.1%포인트 하락한 62.3%, 65.3%를 기록했다. 이 밖에 11월 중 소비자물가는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월(1.2%)보다 낮은 1.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