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과 비리는 입주자 대표·관리주체 중심 발생"
우리나라 국민의 70%가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는데다 이들 공동주택에서 거둬들이는 관리비 규모가 십수조원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회계처리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위탁관리업체 선정과정에서 뒷돈 거래가 이뤄지는 등 부정과 비리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민사와 형사소송이 급증하는 등 회계사고와 관리비 문제로 입주민 사이의 분쟁이 증가하고 있다.
8일 오후 2시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조세일보와 재무인포럼 주최로 열린 회계감사 품질 대토론회의 참석자들은 공동주택 관리비리 제거를 위한 방안으로 ▲공동주택 관리의 투명성 제고 ▲관리주체의 책임성 강화 ▲공동주택 관리의 공공성 도입 등을 제시했다.
'공동주택 회계관리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이영한 서울시립대 교수는 최근 공동주택 회계비리의 부정과 비리 양상이 대해 "위탁관리업체 선정과 각종 공사 수주와 관련해 입주자대표회의와 업체가 뒷돈을 주고받거나, 위탁관리업체가 청소와 소독, 경비 등 업체 선정 과정에서 이득을 보는 등 입주자 대표회의와 위탁관리업체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공동주택의 관리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표준 회계처리 기준의 준수와 현금 사용 최소화, 법인카드 사용 증대 등 공동주택 회계관리 개선과 함께 전자투표제, 인터넷 공시 확대 등 입주민들의 관리 참여 기회 및 정보 공유 확대를 강조했다.
또 입주자대표회의의 실질적 감사 기능을 확보하고 감사업무 매뉴얼 구비 등 내부감사 기능의 강화 방안도 제시했다.
관리주체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이 교수는 "전문성과 윤리의식, 관리사무소장의 처벌 기록 등을 검토해 주택관리업체의 자격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의 해임 요건을 부과하고, 입주자 대표회의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교육과 운영 매뉴얼 등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감시와 처벌 기능을 강화하고, 외부감사인 선임을 위해 지자체와 한국공인회계사회의 추천권을 의무화하는 등 공공성 도입을 주장했다.
그러나 관리사무소장 해임과 외부회계감사 의무 추천 제도 도입 등 외부회계감사의 공공관리에 반대하는 의견도 나왔다.
하원선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서울시회 부회장은 관리소장 해임 요건 부과와 관련해 "아파트에 근무하는 모든 종사자는 근로기준법에 의해 보호를 받아야 한다"면서 "해당 사업장의 인사관리규정과 주택법상 과태료 근거, 주택관리사의 자격 취소 등의 벌칙 조항이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해임 규정을 둔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 부회장은 이어 "지자체와 한공회가 외부감사인을 의무 추천하는 방안과 관련해서는 1984년 타법에서 외부감사인 추천제를 폐지했기 때문에 공동주택에 다시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