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회항'으로 물의를 일으켜 비판을 받아온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무늬만 사퇴' 논란이 확산되자 부사장직에서도 물러났다.
대한항공은 10일 "조현아 부사장이 뉴욕발 항공편 사무장 하기 건 관련 전날(9일) 회사의 보직해임 조치에도 불구하고 본인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고 조직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이날 대한항공에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조 부사장은 전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해외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인천국제공항에서 소집한 임원회의에서 보직 사퇴를 했으나 대한항공 부사장과 등기이사 자리는 유지하기로 해 비난 여론을 피하려 꼼수를 썼다는 지적을 받았다.
조 부사장은 내년 3월경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 자리도 내놓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조 부사장은 그러나 칼호텔네트워크를 비롯해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등 계열사 대표이사에서 사퇴하겠다는 뜻은 밝히지 않았다고 대한항공은 설명했다.
조현아 부사장은 지난 5일 인천행 대한항공 여객기가 뉴욕 공항을 이륙하기 전 승무원이 땅콩(마카다미아 너트)을 접시에 담아내지 않고 봉지째 서비스한 것이 매뉴얼과 다르다고 지적하고 기내 서비스 책임자인 사무장이 관련 매뉴얼을 즉각 제시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고성으로 질책하며 활주로로 이동 중인 항공기를 탑승구로 되돌려 사무장을 내리게 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여론이 악화되자 조 부사장은 본인이 직접 승객 등에게 사과하지 않고 대한항공을 통해 잘못을 승무원 탓으로 돌리는 해명으로 화를 키웠다.
급기야 조양호 회장이 9일 외국 출장에서 돌아오자마자 조 부사장의 보직 사퇴를 결정했으나 해외 언론까지 가세하며 비난 여론이 증폭되자 조 부사장은 하루 만에 부사장직에서도 물러났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조 부사장의 월권행위 여부 및 기내 소란 등 항공법 위반 여부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고 참여연대는 조부사장에 대해 항공법 위반, 항공보안법 위반,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서부지검에 고발검찰에 고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