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부정적 입장…업계, 가능성 낮지만 지속 건의
주식시장 파생상품에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파생상품은 주식, 채권뿐 아니라 금, 통화,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을 결합해 만든 구조이며 양도세가 부과될 경우 '손실 이월 공제' 허용 여부가 큰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16년부터 거래되는 파생상품에는 최고 20%의 양도세가 부과된다. 이번 소득세법 개정안에는 이월 공제를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으나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건의를 계속하고 있으며, 기획재정부는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이번 파생 양도세 부과 자체가 세수 증대를 위한 목적이 큰데 만일 이월 공제를 허용할 경우 세수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반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업계에서 정부 측에 꾸준히 건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행령이 아니라 법 개정 사항이기 때문에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월 공제는 파생상품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큰 혼란이 예상되기도 한다. 예컨대 두 개의 금융상품이 결합된 상태에서 한 쪽은 이익, 한 쪽은 손실이 난 경우 손실 부분을 인정해 다음 해 양도세에서 감면해줘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주식과 부동산 등 다른 자산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
김영진 금융투자협회 세제지원실 과장은 "다른 자산과 과세 형평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어 이월 공제가 도입될 가능성은 더욱 낮아보인다. 하지만 해외의 경우 영구 공제를 허용하기도 하고 일부 국가에서는 3년 한시, 5년 한시 이렇게 기간을 정해 허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전 세계에서 스웨덴을 제외한 모든 국가가 이월 공제를 인정하지만, 사실 파생상품 특성을 볼 때 이월 공제 자체가 설계 목적과 모순되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즉, 파생상품 본연의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위험이 있다는 뜻이다. 파생상품은 한 상품에서 손실 입은 것을 다른 상품에서 보전하기 위해 복합 설계를 하는데 양도세를 이월 공제할 경우 수익률 부분에서 우려가 생기는 것이다.
이명순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은 "도입이냐 반대이냐 입장을 정하기는 매우 어렵다. 다만 향후 시행령 개정과 제도 설계 과정에서 시장에 부정적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