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인하 요구 목소리 커져
지지부진했던 KB금융의 LIG손해보험 인수 추진이 KB금융 사외이사들이 전원 물러나기로 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KB사태'는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 등 경영진뿐만 아니라 사외이사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금융당국은 판단했다.
사외이사들이 물러날 모습을 보이지 않자 금융당국은 KB금융의 LIG손보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다가 사외이사들이 일괄 사퇴를 표명하고 나서면서 인수 승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한국은행은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2.0%로 동결했다.
경제활동 침체로 인해 금리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올해 벌써 두 차례 기준금리를 내린 만큼 그 효과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외에도 가계대출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부채의 양과 질 모두 악화돼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 KB금융, LIG손보 인수 청신호 켜져=지난 10일 KB금융 사외이사 7명 전원이 일괄 사퇴하기로 하면서 KB금융이 LIG손보 인수에 한 발 다가가게 됐다.
그 동안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로 인해 불거진 'KB 사태'에 대한 책임론을 놓고 금융당국과 사외이사들이 갈등을 벌여 LIG손보 인수에 먹구름이 드리웠지만, 사외이사들이 모두 물러나기로 하면서 LIG손보 인수 승인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금융당국은 KB금융 지배구조를 비롯한 개선노력을 지켜본 뒤 LIG손보 인수 승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사외이사들이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이자 금융당국은 LIG손보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사외이사를 타깃으로 검사를 벌이기도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금융감독원 검사 종료 이후 LIG손보 안건 상정을 결정하기로 했기 때문에 오는 24일 정례회의에서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올해 크리스마스가 KB금융에 '선물'이 될지 '악몽'이 될지 24일 열리는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KB금융은 12일 오후 임시 이사회를 열고 지배구조 모범규준과 관련한 논의를 하기로 결정했다.
□ 한은, 기준금리 동결…인하 압력 거세=한국은행은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0%로 동결했다.
지난 8월과 10월 두 차례 금리를 0.25%포인트씩 내린 이후 두 달 연속 동결한 것이다.
이미 두 차례 기준금리를 내렸기 때문에 인하 효과와 경기흐름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의 변동이 소비와 투자 등 실물경제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는 6개월에서 12개월까지 시차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저금리 기조와 정부의 부동산 금융 규제 완화가 겹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급증한 것도 추가 금리인하를 부담스럽게 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금리인하에 대한 요구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경제주체의 심리가 개선되지 않은데다 최근 중국이 금리를 인하했기 때문에 한은도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통화수축으로 물가가 하락하고 있는데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도 부담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내년 1분기 중 금리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시장전략팀장은 "유로존과 일본, 중국이 통화완화정책을 지속하고 있고, 내부적으로 디플레이션 우려가 계속되고 있어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논쟁이 있을 것"이라며 "내년 1분기 중 금리인하 가능성이 우세하다"고 전망했다.
□ 가계대출 1060조원…'빨간불' 켜져=지난달 가계대출이 7조원 가까이 증가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부채의 질은 악화되면서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은행의 가계대출(모기지론 양도 포함)은 전달과 같은 6조9000억원이 증가했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하는 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지난달 말 사상 처음으로 400조원을 넘겼다.
이처럼 가계대출이 급증한 데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 금융 규제가 완화됐고, 대출금리도 하락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관련 대출 규제 완화와 금리 하락 효과가 맞물렸고 주택거래도 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생계형 대출이 증가하고 저신용자의 대출이 전체 가계대출의 20%를 넘어서는 등 부채의 질은 악화됐다.
3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다중 채무자도 63%에 이르고 있다.
부채 상환능력도 떨어지고 있다. 9월 말 기준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137%로 올해에만 2%포인트 상승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의 부채 위기가 이미 한계에 달했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