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은 17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종로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차명주식 양도소득세 취소소송의 항소심에서 1심의 판결대로 양도소득세 부과는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고등법원 행정11부(재판장 최규홍 부장판사)는 이날 선고에서 "피고(종로세무서장)의 항소를 기각한다"며 1심과 마찬가지로 김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김 회장은 1983년 설립된 태경화성의 주식을 차명으로 보유하다가 지난 2009년 주식 중 일부를 자신의 누나에게 양도하면서 중소기업 주식에 대한 양도소득세율 10%를 적용해 양도세를 신고·납부했다.
종로세무서는 2012년 4월부터 6월까지 태경화성에 대한 주식변동 조사를 실시한 결과 김 회장이 태경화성의 주식을 특수관계자인 누나에게 양도한 사실을 확인했다. 세무당국은 태경화성을 한화그룹 계열사여서 중소기업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20%의 양도세율을 적용하는 한편 최대주주의 보유주식으로서 30%를 할증 평가해 5억 3660만원의 양도세를 내도록 통지했다.
김승연 회장측은 태경화성이 주식 양도일 무렵인 2008년 12월을 기준으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한다는 통지를 받은 사실이 없으므로 중소기업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하며 과세당국의 유추해석에 따른 과세는 위법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앞서 김 회장은 지난 2008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지정하기 위한 자료를 제출하라는 요구를 받고 차명 보유한 태경화성 주식을 빠트린 채 신고했다.
한화는 2011년 공정거래위원회에 태경화성이 한화그룹 계열사로 편입됐음을 신고했고, 공정위는 태경화성 설립일인 1983년까지 소급,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인 한화그룹에 편입됐음을 통보했다.
1심 재판부는 "태경화성이 주식 양도일 무렵인 2008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한다는 통지를 받은 사실이 없고, 중소기업법이 정한 요건을 모두 충족한 것으로 보인다"며 "(김 회장이 양도한) 주식은 세법상 중소기업이 발행한 주식으로 봄이 옳다"고 판시했다.
고법 역시 "1심 판결이 정당하다"며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