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쿠바 아바나에 대사관 곧 개설…프란치스코 교황도 개입

'아바나에 대사관 곧 개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각) 미국과 쿠바가 외교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정오 성명을 통해 "지금이야말로 양국 관계를 진전시키는 데 실패한 '낡은 접근방식'을 끝내야 할 시기"라며 "우리는 이번 변화를 통해 미국과 쿠바 양국 국민들을 위한 새로운 기회들을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그동안 쿠바의 고립을 목표로 한 정책을 추진해왔으나 쿠바 정부가 자국민들을 억압하는 명분을 제공하는 것 외에는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50여년 동안 이어온 쿠바 봉쇄정책이 사실상 실패했음을 시인했다.

미국은 지난 1959년 쿠바가 혁명 정권을 수립하고 미국 기업 재산을 몰수하자 1961년 1월 외교관계를 단절하고, 1962년에는 금수조치를 실시한 바 있다. 이는 1959년 피델 카스트로가 혁명을 일으켜 공산 정권을 수립한 뒤 쿠바 내 미국 기업의 재산을 몰수한 데 따른 것이다.

더불어 오바마 대통령은 양국이 워싱턴과 아바나에 서로 대사관을 개설할 것이라는 점도 공개했다.

같은 시각 라울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도 성명을 내고 오바마 대통령과 같은 취지로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선언했다.

한편 미국과 쿠바 관리들은 1년여 동안 비밀논의를 해왔는데, 협상은 캐나다와 교황청 등에서 이뤄졌으며 프란치스코 교황도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언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양국의 관계 개선을 위해 오바마 대통령과 카스트로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