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위 출석-자원외교 증인문제 '갈등' 불가피…험로 예고
여야 원내지도부가 임시국회 정상화에 물꼬를 텄지만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구체적 합의에 이르지 못해 내년 임시국회 역시 험로가 예상된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주호영 정책위의장,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 백재현 정책위의장,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는 전날(23일) 회동을 갖고 내년 1월 9일 국회 운영위원회 소집과 공무원연금개혁-자원외교 국조 일정 등에 대해 합의했다.
하지만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에 대한 국회 운영위 소집과 관련해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의 출석 여부 등에 대해서는 여야 입장차가 크게 엇갈려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자원외교 비리의혹 국정조사의 범위와 증인채택 문제 역시 여야 격돌이 불가피하다.
□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김기춘·문고리3인방 출석 '뜨거운 감자' = 국회 운영위 소집을 위해 국회 ‘부분 보이콧’까지 강행한 새정치연합은 김기춘 비서실장과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의 출석을 당연시하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합의된 바 없다"고 맞서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그동안 이들에 대한 추궁을 통해 비선실세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며 국회 운영위 소집을 압박해온만큼 반드시 이들을 출석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문건 유출에 초점이 맞춰진 검찰 수사를 비판하면서 청와대의 사건 왜곡과 축소 의혹도 집중적으로 추궁할 예정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그동안 뒤에서 일해 왔던 문고리 3인방이 언론을 통해 전면 등장할 경우 비선실세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국으로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그동안 '근거 없는 국정 발목잡기'라며 야당의 정치공세로 맞서와 설사 이들이 출석해도 최대한 파문 확산을 막기 위해 비호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앞서 이재만 비서관이 검찰출석을 한 바 있지만 당시 검찰의 신변보호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당 관계자는 24일 "당에서는 최대한 청와대 비서진들 출석을 막을 것"이라며 "검찰 수사와 달리 국회 운영위는 생방송으로 공개가 되는데 이들이 나오는 거 자체가 뉴스가 되고 정권에 타격이 될 수 있다. 아무 문제가 없다 해도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전날 합의 사항에서도 여야는 구체적인 출석 인사에 대해 합의를 보지 못했다. 다만 새정치연합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는 "제1부속비서관과 제2부속비서관은 협의해서 채택하기로 했다"며 "그렇게 구두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청와대 민정수석의 출석에 대해서도 새정치연합은 합의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엇갈리게 설명해 국회 운영위 소집 전까지 여야의 기싸움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 자원외교 비리 국조, MB인사 증인채택 놓고 여야 '팽팽' = 자원외교 국조 역시 여야 격돌 '뇌관'이다. 오는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조요구서를 의결한 후 100일간 조사를 실시하되, 필요할 경우 한 차례에 한해 25일간 활동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내년 1월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구체적 범위와 증인 등을 기재한 '국조계획서'를 처리할 예정이다. 때문에 오는 29일 이후부터 국조계획서가 처리되는 내달 12일까지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 충돌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 등 야당은 이명박정부 자원외교 사업에서 불거진만큼 당시 인사들에 대한 증인 채택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새누리당은 김대중·노무현 정부까지 거슬러 올라가 전반적인 실태를 파악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야당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함께 당시 지식경제부(현 산업자원통상부) 장관을 지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증인으로 검토하고 있고 새누리당은 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특히 이 전 대통령 증인 출석 문제와 관련해서는 친이계의 반발을 예고하고 있어 새누리당은 당내 상황을 감안해 '불가'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그러면서 사업 특성상 위험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게 자원외교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김대중·노무현 정부 인사까지 증인 채택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이어서 자칫 국조가 '물타기'의 장으로 변질될 우려도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