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질 끝낸 '가계소득 증대세제', 정책효과만 남았다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 적용기준 등 구체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가계소득·배당소득증대세제, 기업소득 환류세제)'의 구체적인 적용기준이 마련됐다.

3대 패키지는 기업의 이익을 가계의 소득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선순환 구조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물론 기업들이 3대 패키지 제도를 흡수해 임금이나 배당 등을 늘려 근로자들의 지갑을 두둑이 채워줬다면, 세금감면이라는 일종의 보상도 이루어진다. 단 기업의 이익이 가계소득으로 흘러가지 않고 고여 있는 경우에는 자비 없는 '철퇴(세금)'가 가해진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근로소득 증대세제를 적용할 때 상시근로자의 범위를 구체화시켰으며, 배당소득증대세제의 경우 '고배당 상장기업' 요건을 규정했다. 또 기업소득 환류세제 과세 기준율 및 과세대상 등도 마련했다.

기획재정부는 25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4년 세법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 제 모습 갖춘 '가계소득 증대세제' = 시행령에 따르면 정부는 우선 기업소득 환류세제에 과세표준 산정 베이스가 되는 적정유보소득의 기준율을 투자포함 방식은 80%, 투자제외 방식은 30%로 정했다.

제조업 등은 주로 투자포함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이며, 투자를 하지 않는 금융이나 서비스업은 후자의 방식으로 정할 전망이다. 이에 투자, 임금증가, 배당액을 합한 금액이 적정유보소득을 곱한 금액보다 작을 때 차액의 10%가 세금으로 부과된다.

투자의 범위도 사업용 유형고정자산은 기계장치, 차량·운반구, 공구 등을 비롯해 업무용 건물 신·증축 건설비, 토지(업무용 건물 신·증축 부지에 한정) 등으로 규정했으며, 무형고정자산은 개발비, 특허권·상표권·광업권 등(영업권 제외)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건물이나 토지에 대한 신·증축 기준을 명확하게 내놓지 못했다. 정부는 기업들의 의견을 더 수렴한 뒤 내년 2월초까지 시행규칙을 통해 세부적인 사항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배당소득 증대세제를 적용받는 '고배당 상장기업' 요건도 정했다.

정부는 고배당 상장기업의 배당소득에 대해 원천징수세율을 14%에서 9%로 인하하고, 대주주 등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에 대해선 31%에서 25%의 세율로 분리 과세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주기로 했다.

다만 ▲3년 평균 배당 성향과 배당수익률이 시장 평균의 120% 이상이고 ▲총배당금 증가율이 10% 이상인 상장기업 혹은 3년 평균 배당 성향과 배당수익률이 시장평균의 50% 이상이고 ▲총배당금 증가율이 30% 이상이어야 한다. 여기에 신규 상장기업이나 무배당기업은 배당성향·배당수익률이 시장평균 130% 이상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근로소득 증대세제' 시행에 따른 근로자와 임금의 범위, 임금 계산법 등도 확정됐다.

상시근로자의 범위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규정했다. 그러나 회장, 사장, 대표이사, 전무이사, 상무이사 등의 임원은 제외되며 근로소득에 해당하는 금액이 1억2000만원 이상인 자도 제외시켰다.   

□ 종교인 과세 여전히 '성역(聖域)' = 종교인 소득에 대한 과세시기는 1년 유예됐다.

현재 소득세법 시행령 규정에 따라 내년 1월1일부터 각 종교단체들은 소속 종교인들에게 지급한 소득에 대해서는 4%의 세율을 적용한 원천징수를 하도록 되어 있지만, 정부는 이를 내후년(2016년) 1월1일로 유예키로 했다.

일단 미흡한 과세인프라가 제대로 깔리고, 종교인들의 반발이 최대한 완화될 때까지 시간을 벌기 위함이다. 정부는 내년 정기국회에 종교인소득 신설, 종교단체 원천징수의무 삭제 및 종교인 자진신고납부를 골자로 한 수정대안을 재차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또 파생금융상품의 매매차익에 대해서는 오는 2016년부터 과세권이 발동된다.

정부는 과세제도 도입에 따른 파생금융상품 시장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파생상품의 양도차익에 대해 10% 탄력세율을 적용키로 했다. 여기에 장내파생상품 중 코스피200 선물·옵션, 해외 파생시장에서 거래되는 파생상품부터 과세키로 했다.

해외 오픈마켓에서 구입하는 앱에 대한 부가세 과세대상을 비롯해 간편 사업자 등록, 납부 방법 등도 명시했다.

정부는 과세대상이 되는 전자적 용역 범위는 컴퓨터·휴대전화 등으로 구동되는 저작물·콘텐츠, 소프트웨어, 전자문서 등으로 정했으며, 부가세 납부는 원화, 미화, 유로화 및 국세청장이 정하는 외국통화로 신고·납부하도록 했다. 과세시점은 내년 7월1일부터 공급하는 분부터다. 

□ 엄격했던 가업상속 사후관리 완화 = 가업상속 후 지나치게 엄격한 사후관리 요건도 개선됐다. 정부는 내년부터 가업을 승계 받은 수증자의 의무규정인 사후관리기간 조건이 10년에서 7년으로 단축키로 했다.

또 내년부터 수증자 뿐만 아니라 수증자의 배우자도 가업승계 과세특례대상에 포함됐다면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수증자의 가업승계 요건을 수증자가 증여일 현재 18세 이상이고, 증여세 신고기한까지 가업에 종사하거나 증여일로부터 5년 이내에 대표이사로 취임 등으로 명시했다.

여기에 사후관리 의무규정 가운데 하나인 지분유지 예외사유에 '자본시장법상 상장요건을 갖추기 위해 지분을 감소시킨 경우'를 추가시켰다.

중소기업 졸업기준은 손질됐다. 그동안 매출은 중견기업 이상이지만 종업원수 등은 중소기업 요건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세제혜택을 받아온 얌체 중소기업을 추려내기 위해서다.

정부는 ▲자산총액(5000억원 이상) ▲매출액(1000억원 이상)만 중소기업 졸업기준으로 남겨놓고, 상시 종업원 수, 자기자본 기준은 삭제시켰다.

앞서 중소기업청이 중소기업 판정 기준을 매출액으로 단일화시키고, 업종별로 400억원, 600억원, 800억원, 1000억원, 1500억원 그룹으로 세분화했다. 이에 따라 기재부도 조세특례제한법상 중소기업기준을 중소기업기본법에 맞춰 개정하게 된 것.
 
또 국내기업들이 해외 손회사에서 배당 수익을 받으면 세금을 부과키로 했다. 정부는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 적용대상을 축소, 공제대상에서 해외 손회사는 제외하고 자회사의 지분율 요건도 현행 10%에서 25% 이상으로 상향조정했다. 

□ 은닉재산 신고포상금 '인상' = 내년부터 은닉재산 신고포상금 지급율이 최대 2배 오른다.

정부는 은닉재산 신고포상금의 지급률을 탈세제보 포상금과 같은 5000만원~5억원 15%, 5억원~20억원 10%, 20억원 이상은 5%로 조정키로 했다. 5억원~20억원의 은닉재산을 신고할 경우 현재 5%의 지급률이 적용되지만 내년부터는 10%로 오른다.

여기에 차명계좌 신고포상금도 건당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인상된다.

또한 수입업자가 관세를 축소 납부한 후 수정 신고할 경우 적용되는 가산세율이 기간에 따라 달리 적용된다.

정부는 6개월 초과 1년 이내 수정신고 시 20% 가산세를 감면하고, 1년 초과 2년 이내에 수정신고하면 가산세의 10%의 감면키로 했다. 현재 국세기본법상 법정신고 기한 후 1년 이내에는 가산세가 20% 경감되고, 2년 이내의 경우는 10%가 감면되고 있다.

아울러 내년부터 해외금융계좌 신고대상자가 과세당국에 계좌보유 여부에 대한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지불해야하는 과태료가 2배 인상된다.

구체적으로 미신고금액이 20억원 이하인 경우 미신고금액의 4%를 과태료로 내야했지만, 내년 보유분(2016년 신고분)부터는 10%를 과태료로 지불해야한다.

또 영농자녀가 증여받는 농지 등에 대한 증여세 감면 요건을 완화, ▲농지 등 소재·연접지역 재촌 ▲후계 농업경영인 또는 증여일 전 3년 이상 영농 등 종사자(자경요건) 등의 감면 대상 수증자 요건을 삭제했다. 이 밖에 실거주지(자택)와 직선거리 '30km' 이내의 소재한 농지를 자경농지로 인정해주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