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주식회사(SKT)가 남대문세무서장을 상대로 80억원의 '인지세(印紙稅)'를 돌려달라며 낸 조세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최주영 부장판사)는 최근 "SKT가 이동통신 서비스인 IMT-2000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때 받는 가입신청서는 인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과세문서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SKT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29일 밝혀졌다.
SKT는 지난 2001년 12월 정보통신부(현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이동통신 서비스인 'IMT-2000' 기간통신사업자로 선정됐고, 이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때 받는 가입신청서에 대한 인지세 총 80억원을 납부했다.
SKT는 이후 서비스 가입신청서가 인지세 과세문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하고 납부한 세금을 돌려달라고 과세관청에 요청했다. 하지만 과세당국은 SKT의 요구를 거부했고 SKT가 소송을 제기하면서 이 문제는 법정다툼으로 비화됐다.
쟁점은 IMT-2000 서비스가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기간통신역무 중 무선전화인 이동전화 또는 개인휴대통신 역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였다.
SKT 측은 "전기통신사업법령, 전파법령 등은 IMT-2000 서비스를 인지세 과세문서 대상인 '이동전화 또는 개인휴대통신 역무'와 구분하고 있다. 따라서 이 서비스 가입신청서는 인지세법상 과세문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과세당국은 "세법이 규정하고 있는 '무선전화인 이동전화 또는 개인휴대통신 역무'라는 개념은 고유개념"이라며 "인지세법의 입법취지와 스마트폰 역시 이동전화의 일종으로 인식하는 것이 보통사람들의 상식과 언어생활에 부합한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전기통신사업법령이나 전파법령에서 '이동전화 역무'는 '셀룰러 서비스'와 같은 의미로, '개인휴대통신 역무'는 'PCS 서비스'와 같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어 IMT-2000 서비스와는 확연히 구분해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인지세법령 규정의 '이동전화'나 '개인휴대통신' 개념도 전기통신사업법령이나 전파법령과 동일하게 해석해야하므로, IMT-2000 서비스는 이와는 구분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두 법 사이의 간극이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정보통신사업법령 등 기술관련 법령은 발달사항을 적시에 반영했으나, 조세법령에서 반영하지 못해 발생한 문제"라며 "이러한 입법의 불비로 인한 불이익을 납세자에게 돌리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판시했다. [참고 판례 : 2014구합593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