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정기국회 당시 사상 초유의 여야 합의안 부결을 만들어낸 상증세법의 가업상속공제 확대방안 조세소위원장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입법안의 형태로 재발의됐다. 이번 법안은 정부 원안에서 한걸음 후퇴해 피상속인의 계속경영기간을 10년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했다. (사진 = 김용진 기자)
가업상속공제 '매출 3000억원→5000억원', '계속경영 10년 유지'
담배 개별소비세 '소비자물가상승률' 연동
부모가 자식에게 가업을 물려줄 때 상속세를 면제하는 가업상속공제 적용대상을 확대하는 법안이 재추진된다. 지난 정기국회 본회의에서 여야의 반대로 부결된 상속세 및 증여세법안을 수정해 다시 발의되는 것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장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사진)은 이같은 내용의 상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고 31일 밝혔다.
또한 담배 개별소비세를 물가에 연동시키는 개별소비세법 개정안, 명문장수기업의 가업승계 증여 과세특례 한도를 10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늘리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도 함께 발의됐다.
□ 가업상속공제 "매출 5000억원, 계속경영 7년" = 강 의원이 이번에 발의한 상증세법은 지난 정기국회에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정부안을 의원입법의 형태로 다시 발의하는 것이다.
개정안에는 상증세법 중 가장 뜨거운 논란이 일었던 가업상속공제 부분이 약간의 수정을 거쳐 다시 담겼다.
기존 정부안은 매출기준을 3000억 미만 기업에서 5000억원 미만 기업으로, 피상속인의 계속경영기간을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는 것이 그 내용이었다.
이같은 내용은 '부자감세' 공세를 편 야당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고, 원내대표 합의를 거쳐 매출기준은 5000억원으로 유지하되 피상속인 경영기간을 정부안의 5년에서 7년으로 양보하는 수정안이 만들어져 본회의에 상정됐었다.
하지만 여야 원내대표 합의에도 불구하고 막상 본회의에서 여당 일부 의원들까지 가업상속공제 법안에 반대표를 던지고 나서는 바람에 여야 합의안이 본회의에서 부결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가업상속공제는 일부 여당 지도부 의원들마저 "부자감세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정부는 예상치 못한 상증세법 부결로 인해 다시 법안발의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져 왔고, 이번에 의원입법안의 형태로 다시 발의했다.
이번 상증세법의 가업상속공제 부분은 지난 수정안과 마찬가지로 매출액 기준을 현행 3000억원 미만 기업에서 5000억원 미만 기업으로 확대, 피상속인 계속경영기준을 현행 10년에서 7년으로 줄이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가업상속공제 사후관리 기간은 지난 정기국회에 제출한 원안(7년)에서 한발 양보해 현행 10년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30년 이상 세대를 걸쳐 가업을 경영해온 명문장수기업에 대한 가업상속공제 한도는 지난 정부안과 마찬가지로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확대하도록 했다.
또한 이번 상증세법안의 통과를 전제로 만들어진 조특법상의 명문장수기업 주식증여 과세특례 조항도 같이 발의됐다.
명문장수기업을 다룬 해당 조특법은 모법인 상증세법이 부결됨에 따라 같이 삭제된 바 있다. 모법에 없는 것을 특별법에서 다룰 수 없기 때문이다.
명문장수기업이 가업의 승계를 목적으로 주식 또는 출자지분을 증여받는 경우 해당 증여세 과세특례 적용한도를 10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 골자다.
이밖에도 정부안을 통해 도입하고자 했던 ▲거주자 범위 확대(1년→183일) ▲특수관계 주주간 차등배당에 대한 증여세 과세 ▲상속재산 인적공제 확대 ▲타인 명의 금융재산 상속공제에서 제외 ▲무주택 동거자녀 상속주택 공제율 주택가액의 40%에서 100%로 확대 ▲의사자, 국가유공자 등 유족이 받는 성금 비과세 ▲증여재산에 대한 공제액 상향조정이 포함됐다.
□ 담배 개별소비세, 물가 연동해 매년 인상 = 담배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는 지난 정기국회에서 출고가의 77%를 개별소비세로 부과하는 정부안에서 수정돼 제1종 궐련 20개비당 594원을 부과하는 등의 종량세 방식으로 도입됐다.
강 의원은 이에 더해 담배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를 물가인상에 연동시켜 올리자는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을 이번 상증세법, 조특법 개정안과 함께 발의했다.
강 의원실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은 흡연율을 감소시키고 국민의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담배에 대한 개별소비세에 물가연동제를 도입하려는 것"이라며 "담배에 대한 개별소비세율을 소비자물가상승률을 고려해 조정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개정안의 내용"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담뱃세 물가연동은 담배가격이 인상된 지 3년이 지나고 3년간 물가인상률이 5% 이상인 경우에 한해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담배소비자협회(회장 : 신민형)는 지난 12월2일 담배 개별소비세의 국회 본회의 통과가 유력시됐을 당시 국회 정문에서 시위를 벌이며 담뱃세 인상과 물가연동제 도입에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