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종잣돈 만들기, 이미 투자는 시작됐다

월급은 통장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요, 돈 가뭄을 잠깐 적셔 주는 소나기.

우 대리는 월급날만을 손꼽아 기다리지만, 결국에는 남는 것이 없다. 월급날마다 통장 내역을 들여다보며 하는 생각은 '월급만 받아서 언제 돈 모으고 언제 집을 살 수 있을까'하는 것이다.

지출에 허덕이는 평범한 직장인들 사이에서 주식 투자는 재테크의 대명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정부의 저금리정책이 계속되며 은행예금으로 돈을 버는 시대는 '옛날'이 됐다.

박 부장, 김 과장도 다 한다는 주식 투자. 주식 투자 경험이 없는 사람은 재테크의 'ㅈ'자도 모르는 '미생' 취급을 받게 된다.

하지만 언제나 시작이 어렵다. 주식 투자는 예금이나 적금처럼 원금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기에 잘못하다가는 자칫 원금 손실마저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돈을 빌려 주식을 시작했는데, 원금 손실을 봤다면? 타격은 두 배가 될 것이다.

때문에 종잣돈 만들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투자의 반은 종잣돈이다. 예컨대 우 대리가 연이율 3%인 정기예금에 월 10만원씩 1년 동안 120만원을 저축했다고 가정해 보자. 1년 뒤에는 이자로 3만6000원을 벌 수 있다. 3만6000원을 벌기 위해 야근을 하거나 대리운전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야말로 돈이 돈을 버는 셈이다.

돈의 미래가치를 이해하는 투자자에게 시중에서 100만원의 가격표가 매겨진 TV는 100만원의 가치를 지닌 상품이 아니다. 구입 후에는 중고가 되고, 사용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가치는 감소하기 때문이다.

신용카드 결제 시에는 상품의 미래가치가 더욱 감소한다. 100만원짜리 TV를 신용카드 10개월 할부로 구입했다고 가정해보자. 신용카드 할부수수료는 각 카드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무이자를 제외하고 장기 할부는 약 20%의 수수료를 내야한다.

우 대리는 현금으로 계산했을 때보다 9만4930원의 비용을 더 쓴 셈이다. 그가 같은 기간에 카드를 사용한 적이 없고, 10개월마다 100만원의 물품을 연속해서 12번 긁었다면 10년 동안 94만9300원을 이자로만 날리게 된다.

신용카드사 입장에서 보면 카드 사용자는 주식보다 더 좋은 투자 대상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오르는 물건 구입에 이자를 구입하는 것은 괜찮지만 사용할수록 가치가 떨어지는 자동차, 가전제품, 옷, TV 등을 이자까지 주면서 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물건을 산다면 현금이나 체크카드로 결제하고, 쇼핑 욕구를 자제할 수 있다면 당장 저축을 시작하자. '돈이 돈을 번다'는 명언을 기억하자.

세금을 줄이는 저축상품을 골라 한 살이라도 어렸을 때 저축을 시작한다면 이미 주식 투자를 시작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