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세법은 비영업대금 즉, 돈을 빌려주고 얻은 이자를 금융소득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금융소득 중 이자소득에 해당되는 것으로 당연히 종합소득세 과세 대상이죠.
하지만 이 같은 비영업대금 이익은 금전의 대여를 사업목적으로 하지 않는 자가 일시적이나 우발적으로 돈을 대여함에 따라 지급받는 이자와 수수료 등으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금전의 대여를 사업목적으로 하는 '사채업자'가 얻은 이자수입은 비영업대금에 해당하지 않아 이자소득이 아닌 사업소득으로 구분되는 것이죠.
지금부터 소개할 사례는 이자소득에 대한 세금을 내기 싫어 숨기다가 결국 사업소득에 대한 '세금철퇴'를 맞은 한 사채업자의 이야기입니다. 자신은 사채업자가 아니라 농부라고 주장한 A씨. 과연 심판원은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요?
□ "여유자금 빌려준 것 뿐" vs "대부업 영위한 것" = A씨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사업자 등록 없이 대부업을 영위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A씨는 11명에게 거액의 금전을 대여하고 이자소득을 얻었죠.
하지만 A씨는 사업소득에 대한 신고는 물론 이자소득에 대한 종합소득세도 신고하지 않았고 결국 과세관청의 세무조사에 의해 '세금폭탄'을 끌어안게 됩니다.
자신은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그에 대한 이자를 얻은 것 뿐, 절대 대부업을 운영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한 A씨. 결국 과세관청의 처분에 즉각 불복하고 심판원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A씨는 "나는 현재 농부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지인들에 여유자금을 빌려주고 이자를 수취했으나 이는 사업목적을 가지고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입금액은 비영업대금의 이익(이자소득)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어 "소득세법 시행령에 의하면 채무자의 파산 등으로 원금 및 이자의 전부 또는 일부를 회수할 수 없는 경우에는 회수한 금액에서 원금을 먼저 차감해 비영업대금의 이익을 계산하도록 돼 있으므로 채무자 중 일부로부터 지급받은 이자 상당액은 비영업대금의 이익의 총수입금액에서 제외돼야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과세관청의 시각은 달랐습니다.
과세관청은 "A씨가 농업에 종사했음을 확인할 만한 구체적인 증빙이 없고, 세무조사 시 A씨는 2007년부터 대부업을 운영한 사실이 있다고 확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과세관청은 "채무자들도 지인을 통해 사채업자인 A씨를 소개받아 사업자금을 차입했다고 확인한 점, 2007년 이후 영리목적으로 계속·반복적인 금전의 대여행위가 이뤄졌고 고액의 이자소득이 발생한 점 등에 비춰볼 때 수입금액을 비영업대금의 이익으로 볼 수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 심판원 "근저당권 설정까지…대부업 맞다" = 사실관계를 면밀히 살핀 심판원은 과세관청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심판원은 "금전의 대여로 인한 소득이 사업소득에 해당하는지는 금전의 규모나 횟수 등 제반사정에 비추어 그 행위가 영리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지 여부와 사업활동으로 볼 수 있을 정도의 계속성·반복성이 있는지 등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과세관청의 조사결과 A씨는 11명에게 자금을 대여하고 이를 담보하기 위해 채무자의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했으며, 금액이 고액이고 이자도 많다. 그리고 A씨에게 다른 소득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심판원은 또 "채무자들도 지인들 통해 사채업자인 A씨를 소개받아 자금을 차입했다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수입금액을 사업소득으로 보고 종합소득세를 부과한 처분은 잘못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참고심판례 : 조심2014중4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