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누적 영업이익 62% 급증... 제품가 인하 외면 ‘얌체 영업’ 탓
샘표식품이 원재료값이 오를땐 재빠르게 제품값을 올렸다가 재료비가 떨어졌음에도 판매가를 내리지 않아 초과이윤을 거둔데다 대리점에 대한 '갑질' 행위로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처벌을 받아 소비자들로부터 눈총을 받고 있다.
샘표식품은 지난해 3분기말 누적 매출이 소폭 하락한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62%나 급증하는 '깜짝 실적'을 올렸다.
샘표가 이처럼 이익이 늘어난 것은 환율 하락으로 인한 원자재 수입가격 하락과 국제 원자재시세 하락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샘표 측은 수입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올렸던 제품가격을 원자재 시세 하락하자 가격인하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12월 샘표는 소속 대리점의 거래를 제한하는 이른바 ‘남매관리규정’을 제정해 운영하는 불공정행위를 해오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돼 과징금 7억6300만 원을 부과받는 등 대리점에 대한 '갑질'을 서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샘표식품은 지난 60여 년간 식품명가로 성장하는데 크게 기여해온 소비자와 대리점의 이익은 외면하고 자사 이익챙기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고있다.
최근 몇몇 식품업체들이 수입원재료의 가격이 오를때는 제품가격을 즉각 인상하다가 원재료값이 내리면 갖은 핑계를 들며 제품가격 인하에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샘표식품이 지난해 3분기 수익성이 전년 동기대비 크게 호전된 것도 이같은 '얌체경영'의 결과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샘표의 지난해 3분기까지의 영업실적을 살펴보면 별도재무제표기준 매출액은 1894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1907억원 대비 0.7%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64억원보다 62.3% 증가한 103억원을 기록해 대조를 보였다.
이같은 실적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발표한 지난해 3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 617개 12월 결산법인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26.11%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특이한 현상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같은 수익성 호전은 매출의 약 57%를 차지하는 간장 등 장류의 주요 원재료인 탈지대두 DNS 맥 등의 국제시세 하락과 원화가치 상승이 겹쳐 총원가율이 크게 낮아진데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회사의 사업보고서에 나타난 총원가율(매출원가율+판관비율)은 지난해 3분기 누적 94.5%를 기록, 전년도 96.7%보다 약 2.2%P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원재료 값 내린 간장값은 동결, 올리브유는 9% 인상
샘표는 탈지대두,DNS맥, 대두 등 장류의 원재료가격이 지난 2012년 kg당 801원으로 고점을 찍은 후 하락추세임에도 불구하고 간장 등의 판매가격은 아직 내리지 않고 있다.
대표제품 ‘간장(금 F-3 930ml)’의 경우 지난 2010년 3900원에서 2011년 4800원으로 약 23%, 2013년엔 5200원으로 약 8.3% 인상하는 등 2차례에 걸쳐 33%나 올렸다.
같은 기간 원재료 가격은 2010년 673원에서 2012년 801원으로 19.0%까지 상승했다가 하락세를 보여 지난해 9월 기준 740원으로 상승분의 절반 가량이 떨어진 상태다. 제품가격 인하 요인이 생겼지만 샘표측은 요지부동이다.
샘표 측은 이러한 가운데 이탈리아산 ‘폰타나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500ml’의 경우 수입가격이 올랐다며 지난해 상반기 7980원에서 8700원으로 약 9%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하지만 이 부분도 상반된 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지난 12일 소비자시민모임이 발표한 2014년 세계 13개국 국제물가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이탈리아산 폰타나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의 이탈리아 내 판매가격이 2013년 7482원에서 지난해 6806원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샘표 측이 가격인상 요인으로 제시한 이유와 배치된다.
샘표 관계자는 “올리브오일 수입원가가 2012년 이후 매년 상승했으며 특히 2013년에는 전년도 흉작으로 원가 상승이 크게 이뤄져 당시 많은 회사들이 가격 인상을 진행했지만 샘표는 인상하지 않았었다"며 "최근에도 올리브 작황이 좋지 않아 가격이 계속 상승추세여서 원가 상승 부담이 계속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인상의 불가피성을 해명했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통상 원재료시세 급등을 명분으로 제품가격을 인상했다면 반대로 원재료 가격 하락 시엔 판매가를 일정부분 인하하는 것이 정도"라며 샘표 측의 가격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샘표는 원재료가격 하락으로 얻은 추가마진을 제품가격 인하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돌려주는 대신 회사 이익으로 챙겼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