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세수부족 사태가 현실로 다가왔다.
지난해 11월까지 누적된 국세수입이 정부가 당초 예상했던 수입보다 27조원 이상 덜 걷혔기 때문이다. 지난 한 해 동안 구체적인 국세수입을 집계하기 위한 기간은 한 달 남았다.
세금 걷히는 속도와 양이 지난해 페이스를 유지한다고 단순 가정하면 올해 세수결손액은 정부의 예상치(8조5000억원)보다 훨씬 웃돌 전망이다.
기획재정부가 20일 발표한 '1월 월간 재정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된 국세수입은 189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5000억원이 늘었지만, 세수진도율은 87.5%로 지난해 같은 기간(89.3%)보다 1.8%p 떨어졌다.
문제는 세입목표(216조5000억원)에 턱 없이 부족한 규모다.
정부가 당초 계획한 세입목표를 채우기 위해서는 앞으로 1개월 동안 27조1000억원 규모의 세금이 더 징수되어야 하는데, 올해 국세수입 진도율을 감안했을 때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가령 전달(지난해 10월)과 세금 걷히는 양이 같다고 치더라도 15조원 이상의 세수결손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11월까지의 세수진도율이 하락한 이유는 관세, 법인세 수입 하락 때문이다. 실제 관세는 1조8000억원, 법인세 1조5000억원이 전년동기대비 덜 걷혔다.
특히 세외수입, 기금수입 등을 합한 총수입도 11월까지 316조8000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320조6000억원)보다 3조7000억원 줄었다. 진도율도 85.8%로 작년의 88.9%에 비해 3.1%p 낮았다.
11월까지 누계 통합재정수지는 6조5000억원 적자이며, 사회보장성기금수지(2조6000억원)를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도 4조7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재정수지 부진에 대해 "세외수입 감소 등 저조한 세수여건에도 불구하고, 경제 활성화를 위한 확장적 재정 운용으로 총지출이 증가한 것에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나라 '빚'도 늘었다. 지난해 11월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509조원으로 전달과 비교해 6조2000억원이 늘었으며, 전년과 비교해서는 무려 44조9000억원이나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국고채권(5조7000억원) 및 국민주택채권(9000억원) 등의 잔액이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