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이 '13월의 세금폭탄' 논란을 일으키면서 내년 총선을 향한 여야의 치열한 신경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13월의 보너스'가 '13월의 세금폭탄'으로 변질되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 2013년 연말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전환된 세법개정안이 2014년 소득 분부터 적용되면서 연말정산에 대한 '서민증세논쟁'이 불거지며 조세저항 거세다.
이에 여야는 입장에 따라 공수(攻守)태세를 갖추며 여론의 향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내년 총선에서 박근혜 정부발(發) '서민세금폭탄' 논쟁이 주요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 與 '뒤숭숭', 악재 진화에 안간힘…'세법재개정' 검토= 여당인 새누리당은 '세금폭탄' 논란이 불거졌던 지난 19일 나성린 정책위 수석부의장과 국회 기획재정위 여당 간사인 강석훈 정책위 부의장, 김현숙 원내대변인을 앞세워 기자회견을 열고 개정된 세법개정안이 '적게 걷고 적게 환급받는 구조'임을 강조했다.
나 수석부의장은 "환급액이 축소된 이유는 매달 월급에서 떼는 원천징수를 적게 해 '적게 걷고 적게 환급받는 방식'으로 변경했고, 비과세감면 축소의 일환으로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했기 때문"이라며 "당시 세금폭탄 논란이 있어 총급여 5500만원 이하 평균 세부담은 증가하지 않고 7000만원 이하는 평균 2만∼3만원 증가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들끓는 여론을 의식하며 연말정산 소득계층별 축소 정도를 분석해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한 '세법재개정' 검토를 시사했다.
특히 2013년 세제개편 당시 당 원내대표였던 최경환 경제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20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실제 연말정산 결과를 바탕으로 소득계층간 세부담 증감 및 형평성 등을 고려해 세부담이 적정화되도록 할 것"이라며 "공제항목 및 공제수준을 조정하는 등 자녀수, 노후대비 등을 감안한 근로소득세 세제개편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이처럼 발 빠르게 올해 세법개정을 시사한 데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심이반'을 두려워하는 당 분위기가 바탕에 깔려있다.
20대 총선이 1년3개월 정도 남았지만 지역에 따라 이미 총선 열기가 오른 곳이 있고 총선 룰을 놓고도 계파 간 논쟁이 예상되고 있어 지역민심을 다져야하는 의원들에겐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
담배세 인상과 주민세-자동차세 인상으로 빚어진 '서민증세'논란과 '청와대 문건 파문' 등으로 민심이 안 좋은 상황에서 연말정산 세금폭탄 논란까지 터져 여당 의원들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그동안 40%대를 유지하던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로 뚝 떨어지며 올라갈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도 의원들의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옛말에 줬다 뺏으면 엉덩이에 뿔난다는 말이 있다. 이번에 나온 국민 목소리가 이런 것"이라며 정부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국민이 수용안하면 좋은 정책일 수 없으니, 이른 시일 내 보완책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당 관계자는 "지금 대통령 지지율도 떨어지고 있고 국면전환을 해야 하는데 연말정산 문제까지 논란이 되고 있으니 문제"라며 "대통령이 잘하면 좋은데 당 지지율도 영향을 받으니까 이대로 가면 총선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의원들은 그걸 걱정하는 것"이라고 당 분위기를 전했다.
□ 野 '세금폭탄' 압박…새 지도부, 내년 총선서 '프레임' 강화할 듯 = 한편 야당은 연말정산 논란으로 빚어진 '세금폭탄' 프레임을 강화해 정부여당을 강하게 압박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2013년 당시 세액공제 전환을 골자로 한 세법개정안을 강하게 반대해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정부여당을 향해 보완책을 마련할 것을 압박했다. 또한 올해 세법개정안 처리에서 세액공제율을 상향 조정할 것을 시사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세액공제 제도는 유지하되 세액공제율을 15%에서 5%포인트 정도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세법개정 할 뜻을 밝혔다.
특히 오는 2.8전당대회에서 뽑힌 새 지도부가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이슈화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총선에서 '서민증세 폭탄'을 강하게 압박하며 대책을 내세우는 전략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당 관계자는 "국민들은 연말정산이 세금을 내고 돌려받는다는 인식이 강한 데, 아무리 적게 걷는다고 해도 돌려받는 것만 체감하기 때문에 환급액이 이렇게 축소되는 것에 대해 심리적 타격을 입는 것"이라며 "사실상 '증세'임에도 증세가 아니라고 하고 근로소득자에 대해서만 세금을 올리니 '편법 증세'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부분에 대해 새 지도부가 적극 나설 것이라고 본다"며 "MB정부 때 했던 법인세 인하를 정상화하고 세율조정을 통해 형평성에 맞게 증세를 해야 세수확보도 되고 근로소득자가 상대적으로 혜택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