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지전자가 21일 에스에이엠티(SAMT) 인수에 대해 '지연' 입장을 표명했다. 지분 매각 가격에서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0일 삼지전자의 SAMT 인수설과 관련 삼지전자에 조회 공시를 요구했다. 이에 삼지전자는 "인수 추진에 대해 SAMT 채권단과 협의 중이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거나 1개월 내 재공시 하겠다"고 밝혔다.
삼지전자는 이동통신사에 통신기기와 설비를 납품하는 코스닥 기업. 반도체 유통업에 진출하고, 기존 사업에 시너지 효과를 얻기 위해 SAMT 인수를 추진했다.
SAMT 역시 코스닥 상장사로 삼성전자 반도체를 유통하는 국내 최대 대리점이다. 삼성전자는 5개 반도체 대리점을 통해 국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SAMT는 이중 최고 규모의 업체다. 매출은 매년 1조원,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이익 7560억원이다.
하지만 SAMT는 2009년 키코(KIKO·환율연동 파생상품) 영업 손실을 보고 2010년부터 채권단 주도로 워크아웃(기업개선절차)에 돌입했다. 2013년 10월 말 워크아웃을 끝내고, 주채권은행인 한국씨티은행 주도 하에 매각이 진행됐다.
SAMT의 최대주주는 씨티은행이며, 우리·신한·국민·하나은행이 지분 87.5%를 보유하고 있다. 채권단은 1월 중 지분 50%를 삼지전자에 매각하기로 결정, 500~600억원의 매각 가격표를 붙였다.
매각 절차가 늦어지는 것에 대해 M&A 전문가들은 "SAMT 지분 매각 가격에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해 매각 자체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