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외환카드 가처분신청 때와 같을 것" vs 노조 "외환카드 때와 달라, 기대 크다"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법원에 제출한 하나은행·외환은행 통합 중지 가처분신청을 놓고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가 서로 다른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가 지난 19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예비인가 신청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하면서 지난 12일 어렵게 시작된 노사간 본협상이 다시 중단됐다.
외환은행 노조는 같은 날 성명서를 통해 "하나금융의 예비인가 신청은 사실상 대화중단 선언"이라며 "2012년 2월 당시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직접 중재하고 입회인으로 서명까지 한 2.17 합의서를 위반한 하나금융의 예비인가 신청을 금융위원회는 승인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또 ▲합병인가 신청 ▲합병관련 주주총회 ▲하나은행 직원간 교차발령 등 2.17 합의서 위반행위의 잠정적인 중지를 명령하는 가처분신청을 서울지방법원에 제출했다.
2.17 합의서는 외환은행의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한 합의서로,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가 서명했고 당시 금융위원장이던 김석동 전 위원장도 입회인 자격으로 서명했다.
외환은행 노조가 제기한 가처분신청을 두고 하나금융은 크게 의미를 두지 않고 있는 반면 노조는 외환카드 분사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최종적으로는 법원이 판단할 일이지만 지난해 노조가 제기한 외환카드 분사절차 중지 가처분신청도 법원에서 기각이 됐다"며 "이번 가처분신청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카드 분사 관련 가처분신청을 기각했던 법원은 외환카드 분사는 하나금융이 주체가 아니라 외환은행이 경영상 판단으로 실시한 것이기 때문에 노조가 주장한 2.17 합의서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여기에 중점을 두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하나금융은 독립경영을 보장한 2.17 합의서의 주체이고 이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 제기한 가처분신청은 외환카드 분사 때와는 다르다"며 "법원이 어떻게 판단할 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하나금융과 노조의 본협상은 하나금융의 통합 예비인가 신청으로 중단된 상태다. 외환은행 노조는 대화중단에 대한 책임은 하나금융에 있다며 조만간 대규모 집회를 벌일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