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핀테크 산업을 본격적으로 지원한다. 핀테크란 IT와 금융의 융합을 뜻하는 단어로, 인터넷 송금 및 결제 서비스 등 이미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IT와 금융 간 융합이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미국 애플과 중국의 알리바바 등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는 뱅크월렛카카오를 통해 스마트폰 송금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7일 'IT·금융 융합 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향후 금융거래 관련 규제를 줄이는 동시에 핀테크 산업을 우리나라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한다고 밝혔다.
□ 규제 철폐, 인터넷은행 설립 = IT와 금융의 융합을 지칭하는 핀테크(finance+technique) 산업은 인터넷 송금뿐 아니라 온라인으로 거래되는 모든 금융 서비스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대표적으로 정부가 추진 중인 '인터넷은행'의 설립을 예로 들 수 있다.
손병두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은 "아주 작은 핀테크 서비스까지 사전 심사를 받고 공인인증서만이 감지되는 환경에서는 핀테크 기업의 진입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앞으로 금융회사가 자유롭게 지급 결제, 송금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핀테크 지원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손병두 국장은 "외국에는 없는 사전 심의를 폐지하고, 과학기술 관련 규율의 원칙인 기술 중립성을 지키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오프라인 위주의 금융 제도를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 은행·산업 분리 핵심 쟁점 =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 등 해외 선진국에 비해 강력한 '은산분리(銀産分離)'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즉,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할 수 없도록 지분 한도를 법에서 정한다.
만일 기존의 대기업이 인터넷은행을 설립하려면 이러한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 실제 핀테크가 태동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IT 회사가 인터넷 금융 서비스 분야에 진출하며 혁신적인 신사업을 창출해냈다.
문제는 국내에서 대기업의 은행 소유에 대한 인식이 매우 부정적이라는 점이다. 또한 미국 역시 기성 대기업들이 인터넷은행 설립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신생 벤처기업이 시장에 진출했다.
손병두 국장은 "은산분리 문제는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기 전까지는 미리 입장을 밝힐 수 없는 점을 양해해달라"고 말했다.
또한 인터넷은행이 설립될 경우 일일이 대면을 통해 실명 확인을 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금융실명제에도 위반이 된다.
손병두 국장은 "외국에서는 대개 자금세탁 방지 관련해서 본인 확인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데, 그것도 비대면으로 확인하는 방법을 터 주고 있다. 꼭 우리처럼 은행에서 본인 얼굴 보고 신분증 보여주는 방법만 고수하는 나라는 없다"고 설명했다.
□ 보안 문제 심각, 어떻게 해결하나 = 지난해 1억 건 넘는 대량의 신용카드 정보 유출 사태를 비롯해 국내에서는 금융 보안 문제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손병두 국장은 "정보 보안이 확보되지 않은 전자금융 서비스는 결국 사상누각이 될 것임을 절실히 느낀 바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다만 보안 규제 방식은 사전적이고 지나치게 세세한 규율에서 벗어나 창의와 혁신을 유도하는 선진형 방식으로 개선해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즉, 사후 점검과 책임을 강화해 금융회사 스스로 보안 노력을 강화하도록 한다는 얘기다.
손 국장은 "영업 관련 규제는 완화하지만 보안 관련 규제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엄격하게 유지해나갈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전자금융업자의 경우 소비자 배상 책임을 실질적으로 부담하게 하고, 사고 대비 책임이행보험 가입 한도를 현행 1~2억원에서 거래 규모, 사고 건수를 감안해 설정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