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법인세 정상화, 백지 검토" 증세 시사?

◈ 유승민, 특유의 '쓴소리' 살아있네…"증세없는 복지, 거짓말"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원내대표 도전에 나선 유승민 의원이 27일 연말정산 세금폭탄 논란 등 서민증세 문제에 대해 특유의 '쓴소리'를 쏟아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고언'을 마다하지 않아 원조친박(元朴)에서 '멀어진 친박(遠朴)'이 된 유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오찬간담회에서 "당은 법인세든 근로소득세든 부가가치세든 백지에서 다 검토할 수 있다고 본다"며 "이런 민감한 부분은 정부를 너무 따라가는 게 좋지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는 법인세 정상화 등 '부자증세'를 일축하고 있는 정부 입장에 반하는 것으로 향후 원내대표가 될 경우, 당정 간 중심축 이동이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은 '증세없는 복지'에 대해서도 "거짓말이다. 증세 안하면 복지를 줄여야 하고, 복지를 늘리려면 증세해야 한다"며 "야당과 합의해야 국민선택이 가능하다. 세금 문제는 아마 선거 전에는 안 될 가능성도 있다. 증세는 참 힘들다. (그래도) 감세는 반대한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연말정산 논란과 관련, 지난 2013년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전환할 당시 조원동 전 경제수석의 '거위털 뽑기' 발언을 지적하며 "거위털의 고통이 2년 후에 느끼게 되는 건데, 중요한 건 그 때 정확하게 시뮬레이션 해서 나중에 세금이 어떻게 된다고 분명히 국민들에게 알려줘야 했는데 우리도 모르고 통과시켰고 그런 부분은 솔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담배세, 주민세 등 지방세 인상 등에 대해서도 "(담배)원가가 얼마가 안되는 게 갑자기 4000원이 되니... 이게 증세 아니라고 우기니깐 당이 꼴이 이상하게 되는 것"이라며 "증세는 증세다. 사소한 것에 계속 난리나면 당이 페이스를 잃고 아무 것도 못한다"고 거듭 당정관계의 중심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서도 "어차피 합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공무원들과 야당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보겠다"며 "지역에 가서 공무원들과 악수하면 악수를 피하고 공무원들 태도가 옛날하고 달라졌다"고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유 의원의 이 같은 지적은 비선실세 논란과 일련의 정책적 실기로 최근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로 추락하는 등 민심이반이 커지자, "내년 총선이 어렵다"는 강한 위기감에서 표출된 것으로서 민심과 반대되는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제동을 확실히 걸겠다는 각오로 풀이된다. 

◈ 이완구 총리 후보자 청문회 내달 9~10일…12일 표결

여야는 27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다음 달 9∼10일 이틀간 열기로 합의했다.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게 됨에 따라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3∼4일, 대정부질문은 25∼27일로 일정을 재조정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대행인 주호영 정책위의장과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주례 회동을 열어 이같이 합의했다.

아울러 박상옥 대법관 인사청문회는 11일 열고, 국무총리와 대법관 후보자의 인준 표결을 위한 본회의는 12일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여야는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 명단을 27일 최종 확정했다.

새누리당은 여당 몫의 특위 위원장은 한선교 의원이 맡기로 했으며 여당 간사는 정문헌 의원이 임명됐다. 특위 위원에는 이 후보자와 같은 충청 출신이자 이 후보자의 원내대변인이던 이장우, 윤영석, 박덕흠 의원, 원내부대표였던 김도읍 염동열 의원 등 5명이 선정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야당 간사로 유성엽 의원이 임명됐고, 특위 위원에는 김경협, 김승남, 서영교, 진성준, 홍종학 의원을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