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우윤근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30일 논란이 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과 관련해 "그냥 조용히 계시는 게 낫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사진 = 김용진 기자)
자원외교 국조, 증인 출석 압박…외교 비사 폭로 논란 "귀를 의심케해"
새정치민주연합은 30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오는 2월2일 출간할 '대통령의 시간' 회고록이 논란이 되는 것에 대해 "그냥 조용히 계시는 게 낫다"고 비난했다.
특히 회고록 내용 중 자원외교 성과를 내세운 대목을 지적하면서 자원외교 국정조사 증인출석을 압박했다.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은 한-미, 한-중 외교, 남북대화 등에 대해서는 '자화자찬'과 함께 회담 비사를 폭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광우병사태와 세종시 수정안, 4대강 사업, 자원외교 등에 대해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친박계' 탓으로 돌려 비판을 받고 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에서 "국민은 이 전 대통령이 잘 한 일은 하나도 기억 못하는데 정작 자신은 잘못한 일 하나도 기억 못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남북관계 파탄은 북한 탓이고 한일관계 파탄은 일본 탓이고 광우병 파동은 전 (노무현) 정권 탓이라 하니 남 탓만 하려면 뭐하려고 정권을 잡았나"라고 힐난했다.
문 위원장은 4대강 사업과 자원외교에 대해서도 "국민과 이 전 대통령이 이러한 인식의 괴리를 보이는 것은 드문 일"이라며 "4대강 사업으로 혈세를 낭비하고 자원외교로 국부를 유출해 경제가 허덕이는데 4대강으로 경제를 살렸다니 누가 동의하겠느냐"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재벌 세금 깎아주면 경제가 살아난다고 했지만 지금 우리 경제가 살아났느냐"며 "4대강으로 창출된다던 새 일자리 30만개는 지금 어디에 있으며, 수공(한국수자원공사) 부채에 대한 이자와 4대강 보수유지비는 또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문 위원장은 이 전 대통령이 당시 남북정상외교 비사까지 공개한 것에 대해 "퇴임 후 얼마 안 됐는데 북한이 정상회담 대가로 돈을 요구했다는 것을 민감한 시기에 회고록 명목으로 공개한 것은 매우 무책임한 처사"라고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개탄했다.
그는 "고단한 삶을 사는 국민을 격려하고 용기와 희망을 주려는 게 아니면 그냥 조용히 계시는 편이 훨씬 낫다"며 "이것이 이명박 정부 5년의 실정으로 지칠대로 지친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변명과 자화자찬뿐인 회고록은 또 다른 오명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특히 자원외교 비리 의혹과 관련해 "해외자원개발에 대해선 10년, 30년이 지나야 성과가 나타난다는 어이없는 해명을 늘어놓았다"며 "4대강 사업과 41조원 혈세가 낭비된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해명치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통령은 반성은커녕 자화자찬으로 일관하고 있다. 열린 입을 다물 수 없다"며 "해외자원개발을 책임져야할 투자회사들은 오히려 MB정부로부터 세제혜택까지 받았다. 해외자원개발은 앞으로도 5년간 31조원 더 들어가는 세금 먹는 하마"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 66%가 이 전 대통령을 국정조사 증인채택에 찬성하고 있다. 하늘에 있는 구름에서 내려와 국민 앞에 서야 한다"며 "이 전 대통령은 국회에 출석해 모든 의혹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석현 국회부의장 역시 "자원외교 국조에 대해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고 했는데 그분이야말로 회고록 내자고 국가 기밀을 마구 누설하는 것은 숭늉 만들자고 온 식구가 밥 지을 밥솥을 태워버리는 꼴"이라며 "30년 후엔 국민에게 용서를 비는 참회록을 내야 할 것이다. 국정조사 청문회에 나와서 국민 앞에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