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세없는 복지, 국민 말로 속이는 것 옳지 못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3일 연말정산 파동과 건강보험료 개편 엇박자 등 잇따른 국정 혼선으로 박근혜정부가 위기에 빠진 것과 관련해 "앞으로 당이 주도해서 고위 당·정·청 회의를 수시로 열어 국정 현안을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풀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2월 임시국회 본회의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박근혜 정부 지난 2년 동안 고위 당·정·청 회의가 두 차례밖에 열리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추락과 관련해 "이것은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대한민국 전체가 미래로 나아가기 힘들게 하는 마이너스 게임이기 때문"이라며 '국정운영의 파트너십' 구축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운영의 공동책임을 진 새누리당은 국정수행에 대한 지지율 하락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저희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와 공동운명체다. 당이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대통령의 어려움을 돕겠다"고 거듭 밝혔다.
김 대표는 전날(2일) 유승민 새 원내사령탑이 선출된 것을 강조하며 "여러 정책들이 국민의 눈높이와 어긋나는 것은 없는지, 본래 의도와 달리 서민과 중산층의 어깨를 무겁게 하는 것은 없는지 꼼꼼히 들여다보겠다"며 "국가운영의 파트너십 회복과 국정 성공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고 거듭 당·정·청의 조화를 강조했다.
이어 "국정운영의 중심이자 국정을 집행하는 곳은 내각이다. 정부, 즉 내각을 구성하는 국무총리와 국무위원들은 나라와 국민에 대한 충성심과 함께 고도의 행정능력을 갖춰야 한다"며 "헌법과 법률이 정한 권한에 따라 소신 있게 정책집행과 인사권을 행사해야 한다. 위기의 종이 울리는 데 앞장서지 않거나, 충분한 고민 없이 정책을 쏟아내고 조변석개하는 행태를 보여서는 절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건강보험료 개편안을 지적하며 "정책에 대한 치열함과 세심함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국민적 이해관계가 걸린 사안일수록 공론화 과정을 거쳐,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지혜가 필요한데 그렇지 못했다. 지금이라도 개선안이 마련되면 당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김 대표는 박근혜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 기조 논란에 대해 "최근 한 여론조사를 보면 증세 없는 복지에 대해서는 국민의 65%가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보였다"며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며, 정치인이 그러한 말로 국민을 속이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치인이 인기에만 영합하면 그 나라는 미래가 없다는 사실은 아르헨티나와 그리스의 사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며 "우리나라는 현재 나라 살림살이가 갈수록 나빠지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복지 지출의 구조조정을 시행해 지출의 중복과 비효율을 없애야 한다"며 "증세는 이 결과를 토대로 더 나은 대안을 찾을 수 없을 때 국민의 뜻을 물어보고 추진해야 할 일"이라고 복지축소에 방점을 찍었다.
김 대표는 무상보육과 무상급식, 반값 등록금 등과 관련해 "대한민국에는 지난 2011년 이후 무상복지의 광풍이 몰아쳤다"며 "하지만, 국가 체력에 걸맞지 않은 갑작스러운 복지 확충은 많은 부작용을 일으켰다. 예컨대, 무상보육 확대는 부실한 어린이집과 자격미달 교사를 양산했다"고 거듭 무상복지의 재검토를 주장했다.
이어 "이제는 달라져야 하겠다. 국민의 권리로서 복지라는 혜택을 누리려면, 국민의 의무인 납세라는 비용을 부담해야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대표는 야당을 향해 공무원연금 개혁을 비롯해 2월 임시국회에서 논의될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의료법, 관광진흥법 등 경제활성화 중점법안 12개의 처리를 압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