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4년 동안 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던 증권사 실적이 지난해 큰 폭 증가했다. 여의도에는 오랜만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증권사 실적 상승에는 채권이 효자 역할을 했다.
12일 금융감독원은 2014년 12월 기준 58개 증권사의 실적을 발표했다. 2014년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7032억원으로 2592억원을 기록한 전년 대비 1조4440억원(557%) 증가했다.
2014년 중 기준금리 인하로 채권금리가 하락하면서 채권 관련 자기매매이익이 증가한 것이 증권사 수익 상승의 가장 큰 요인으로 손꼽힌다.
항목별로는 채권 관련 자기매매이익이 6조1584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조1513억원 증가했다. 헤지 등으로 인한 파생 관련 손실(-1조4604억원) 및 주식 관련 손실(-1280억원)이 있지만, 채권투자가 증가하면서 전체 자기매매이익은 4조5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판매관리비도 1418억원 감소해 전체 당기순이익 상승을 유도했다. 인원 지점 감축 등으로 판매관리비는 전년 대비 1418억원(-1.9%) 감소한 7조4871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수탁수수료 수익은 줄어들었다. 주식 거래대금이 전년 대비 1.5%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수료율 인하로 인해 수탁수수료 수익은 3조359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1억원 감소했다.
회사별로는 2014년 기준 전체 58개 증권사 중 46개사는 흑자를, 12개사는 적자를 시현했다. 흑자회사 중 상위 3개사는 모두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회사로 채권 관련 이익이 수익성 상승 추세를 이끌었다.
한편, 같은 기간 증권사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4.1%로 전년 대비 3.5%p 상승했지만, 평균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412.2%로 2013년 말 477.4% 대비 65.2%p 감소했다. NCR 하락은 채권 보유 규모 확대에 따른 금리 관련 위험액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2014년 순손실을 기록한 12개사의 평균 NCR은 488%로 지도 기준 150%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014년 채권 잔액은 157조원으로 증권사 자산 총계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채권투자 관련 과당경쟁, 쏠림 심화 등으로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