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의원 총동원령, 강행 시 '반쪽총리'…개혁 추동력 잃어
새정치, 본회의 부결-불참 놓고 의총서 결론
16일 국회는 오후 본회의를 열어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운명을 결정한다.
지난 해 세월호 참사 책임으로 사의를 표명했던 정홍원 국무총리 뒤를 이을 총리후보자가 두 차례 낙마한데다, 부동산 투기와 언론외합 의혹 등으로 국민 반대여론이 비등해지고 있어 이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표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정의화 국회의장은 지난 12일 예정된 본회의를 이날로 연기하면서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안건 상정할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여야는 이날 각각 의원총회를 열고 이 후보자 인준안 표결에 대한 최종입장을 정할 예정이다.
특히 이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거듭 압박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은 본회의 표결에 참여해 부결할지, 본회의 자체를 불참할지를 놓고 의원총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다.
새누리당은 야당이 본회의에 참석할 경우 가결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새정치연합 내 충청권 의원들이 지역 민심을 이유로 이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설사 야당이 불참해도 단독 인준안 처리를 강행할 방침이다.
새누리당은 주말 동안 의원들의 '표 단속'에 나섰고 이날 의총에서도 이탈표를 막기 위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임명동의안은 재적 의원 295명 가운데 과반(148명)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통과된다. 원내 과반 의석(158석)을 차지하고 있는 새누리당은 비리 혐의로 구속된 송광호, 조현룡 의원과 이 후보자 본인을 제외한 155명 전원에게 총동원령을 내렸다. 국무위원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우여 교육부총리, 김희정 여성부 장관도 본회의에 참석한다.
김무성 대표는 전날(15일) 기자들에게 "여야가 합의한 의사일정대로 진행돼야 한다. (여당) 이탈표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당내에서 8표 이탈표마 나와도 부결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친이(친이명박)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은 지난 14일 자신의 트위터에 "정치인이라면 마땅히 대의를 택해야 한다"고 말해 반대표를 던질 것임을 시사했다.
문제는 이날 본회의에서 새누리당의 단독 표결로 이 후보자의 인준안이 통과되면 정국은 얼어붙게 될 전망이다. 야당의 반대에도 여당의 강행으로 총리 자리에 앉아도 '반쪽 총리'로 임기 내내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여야가 연말 예산안 정국에서 보였던 '협력 모드'가 야당의 반발로 '대치 모드'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 정부가 상반기에 추진할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경제활성화 법안 통과 등 개혁안 역시 제동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또한 다가오는 설 명절을 앞두고 '단독 강행'을 하는 만큼 국민여론 역시 악화될 수 있다. 국민 반대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이를 무시한 정부여당의 '밀어붙이기'로 박근혜 정부에 더욱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거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의 조사에 따르면 이 후보자 총리 후보자 인준과 관련해 국민의 절반 이상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이완구 후보자의 총리 임명에 대한 찬반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인준 반대‘ 의견이 51.9%로 '인준 찬성' 의견(38.7%)보다 13.2% 포인트 더 높게 조사됐다.
지역별로 보면 이 후보 고향인 대전·충청·세종 등 충청지역을 제외한 거의 모든 지역에서 반대여론이 우세했다. 특히 새누리당 텃밭인 TK(대구·경북)지역에서 찬성이 44.1%, 반대가 50.1%로 반대여론이 높았다. 또한 PK(부산·경남·울산)지역에서는 찬성 45.3%, 반대 43.3%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