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간, 정무위-법사위 간 이견…'원안' 대 '수정안'
정의화 국회의장이 2월 임시국회의 쟁점법안인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안) 처리를 위해 조율에 나섰다.
현재 여야는 김영란법의 정무위안과 수정안을 놓고 입장차가 큰 상태다. 또한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원회와 법제사법위 간 상임위 갈등 양상도 나타내고 있어 각 당내에서도 의견이 정리가 되지 않고 있다.
이에 정 의장이 23일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6인과 법사위원장, 정무위원장이 함께 참여하는 8인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정 의장은 이날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의 이상민 법사위원장과 김영란법 처리를 위한 면담을 하는 자리에서 "법사위원장과 정무위원장, 여야 대표·원내대표·정책위의장 등 8명이 모여서 위임을 받아 결정하고 따르게 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직자에 대한 부정청탁과 공직자의 금품수수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김영란법은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를 거쳐 법사위로 넘어왔지만 처벌대상이 공직자 외 사립학교교원과 언론인 등까지 포함돼 논란이 되고 있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이 법사위원장과 면담한 자리에서 "공직자나 공공부문 종사자들 사이에 만연된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취지를 살리는 건 좋은데 이 법이 그대로 통과되면 너무나 많은 공직자나 공공부문에 속하지 않은 일반 시민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어 걱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반 시민에게까지 파급효과가 너무 크거나 법률적 형식주의에 빠질 수 있는 부분 등은 최대한 조정돼야 한다"고 수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소속의 정우택 정무위원장은 '정무위안'을 주장하고 있다.
정 위원장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당연히 정무위안대로 통과돼야 한다. 이 법이 정무위를 통과할 때 '위헌 소지가 없다'는 게 정부의 공식 의견이었다"며 "정무위에서 신중하게 여러 검토를 거쳐 넘긴 만큼, 법사위에서는 국회법상 체계 등을 잘 검토해주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정무위에서 통과된 안대로 2월 국회에서 처리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김영록 수석대변인이 국회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재인 대표도 "완벽하게 만든다는 이유로 미뤄선 안 된다. 필요하면 보완해 나아가면 된다"며 정무위 안을 존중해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후 법사위 공청회가 끝나는 대로 당 정무위원-법사위원 연석회의를 소집, 내부 입장조율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위헌적 요소가 있다면 그 부분을 제거하고 최소한의 수정만을 거쳐 2월 임시국회 안에 처리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조정의사는 밝힌 상태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소속의 이 법사위원장은 '2월 국회 처리'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도 "부정부패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김영란법 원안 취지를 살리면서도 위헌적 부분과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부분 등을 잘 다듬어 통과시켜야 한다"고 수정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여야 전체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결단해야 할 때로, 양당 원내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야는 우선 오는 24일로 예정된 양당 원내대표 주례회동에서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나갈 예정인 가운데, 정 의장의 제안대로 8인 협의체가 구성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