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영수증가맹점 지켜야 할 사항' 개정고시
# 1. 직장인 A씨는 최근 자신의 차량에 소음이 심해진 것 같아 정비업체에 들렀다. 정비 결과 차체에는 문제랄 만한 것이 없었지만, 정비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검사비용이 발생했다.
정비비용을 결제하기 위해 신용카드를 내밀었다가 부가가치세(결제금액 10%)를 더 내라는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 정비사는 현금으로 결제하면 부가세를 받지 않겠다고 했지만, 현금영수증을 발급해달라는 말을 꺼내자 재차 부가세를 요구했다.
A씨는 결국, 부가세 10% 대신 현금영수증 발급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2. 여대생 B양은 한쪽에만 있는 쌍꺼풀이 싫어 큰 맘 먹고 쌍꺼풀 수술을 감행했다. 수술을 받은 B양은 총비용 100만원을 전부 현금으로 결제했다. 현금으로 한꺼번에 내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병원 측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부가세를 부담해야 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B양은 결제 후 현금영수증을 발급해달라고 했지만 병원 측은 부가세를 빼는 조건으로 할인한 금액이기 때문에 안 된다며 거절했다.
소비자가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고 그 대가를 지불할 때, 사업자가 현금결제와 카드결제 사이에 차이를 두고 있는 모습이다. 일부 사업자 중에서는 현금영수증 발행 시 부가세 명목으로 10%를 더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소비자가 현금영수증을 요청할 때 추가요금을 요구하는 사례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달부터 현금영수증 발급 관련한 추가요금, 금지행위 등 현금영수증가맹점이 지켜야할 사항이 개정, 고시로 공표됐기 때문이다.
25일 국세청 고시에 따르면 현금영수증가맹점은 현금영수증 발급을 이유로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대가 이외에 어떠한 명목의 추가요금을 소비자에게 부담하게 해서는 안 된다. 쉽게 말해 현금영수증을 발급하는 사업자가 '추가요금'을 요구 하지 못하도록 금지령을 내린 셈이다.
특히 현금영수증 발급에 대한 금지행위도 명확히 규정했다.
구체적으로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 없이 거래를 한 것으로 가정해 현금영수증을 발급하거나, 공급대가를 초과해 현금영수증을 발급하는 행위를 금지하도록 했다. 여기에 현금영수증을 발급한 후 정당한 사유나 소비자의 동의 없이 현금영수증 발급을 취소하는 행위도 포함시켰다.
또 해당 사업자는 현금영수증가맹점을 나타내는 표지판을 붙여야 한다. 계산대가 있는 사업장의 경우에는 계산대나 계산대 근처의 벽·천정 등 소비자가 잘 볼 수 있는 곳에 가맹점 표지를 게시해야 하며, 계산대가 없는 경우에는 사업장 출입문 입구 등에 표지판을 게시해야 한다.
한편 국세청에 따르면 현금영수증 발급 의무는 지난해 7월부터 거래대금 30만원 이상에서 10만원 이상으로 확대돼 시행 중에 있다. 이에 변호사·공인회계사·세무사 등 사업서비스업, 병원, 주점이나 관광숙박시설업, 학원, 귀금속 소매업, 피부 미용업 등 현금영수증을 의무적으로 발행해야하는 사업 대상자도 늘었다.
단 현금영수증 발급을 거부한 사업장에는 과태료가 부과된다. 현금영수증 발급을 거부한 사업자에 대해선 결제거부 금액의 5%가 가산세로 부과되며, 재차 거부 시엔 가산세 외에 과태료 20%를 추가로 물린다.
국세청 관계자는 "현금영수증 발급을 거부한 사업장이 발각될 경우 1차로 행정지도하고, 발급거부 건이 계속 될 경우 과태료 등 행정처분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