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 경제, 대공항적인 상황"…최저임금인상 강조
디플레이션 우려로 인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해 가계부채에 대한 확실한 해결책 없이 금리만 인하하는 것으로는 소비나 투자가 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들이 주최한 '대한민국 경제 디플레이션 위기고조 긴급 진단 토론회'에 나선 전문가들은 정부의 디플레이션 위기 우려와 이를 타개하기 위해 내놓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정책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현재 경제상황을 디플레이션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진단을 놓고 넓은 의미와 좁은 의미로서 각각의 의견이 나왔지만 현 정부의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과 금리인하 방침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중산층 붕괴', '대공황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가계부채가 심각한 상황임에도 이날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1.75%로 0.25%포인트 인하한 것에 대해 정부를 향해 맹비판했다.
가계부채가 악화된 상황에서 금리만 낮출 경우 오히려 빚만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인상 등 중산층과 서민 경제 살리기에 나서야할 것을 촉구했다.
토론회에 발제에 나선 한국금융연구원 박종규 선임연구위원은 한은의 금리인하 결정에 "쿠오바디스 BOK(Bank of Korea. 어디로 가는가, 한국은행이여)"라며 "금리를 낮추려면 그 전제가 가계부채를 통제할 확실하고 구체적인 대책을 동시에 시행해야 한다. 그러나 신임 금융위원장은 가계부채 협의체 구성을 이야기하는데 그 걸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임금이 받쳐주면 디플레이션을 해소하고 소비 진작에도 좋다"고 강조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역시 "구조적인 면에서 가계의 양극화가 제일 문제다. 중산층이 파괴되고 있다"면서 "내수 끌고 가는 게 중산층인데, 중산층이 없어지면 내수 기반 무너지게 되고 이자를 아무리 낮춰도 내수를 진작 하기 쉽지 않다"며 임금 인상을 통한 중산층 복원을 촉구했다.
국회 기재위 소속의 새정치연합 홍종학 의원도 '저출산-고령화'와 중산층 붕괴 등을 지적하며 장기적 관점에서 박근혜정부의 정책전환을 강하게 요구했다
그는 "정책전환을 하지 안하면 대단히 위험하다"며 "중산과 서민층에게 대대적 지원 정책 필요하다"고 새정치연합이 주장하는 '두툼한 지갑론', '소득주도 성장'을 강조했다.
강태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OECD국가의 사회보장 및 복지지출 평균의 절반 이하"라며 실업급여 확충과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소비 진작을 강조했다.
강 위원은 "민간소비 진작이 관건"이라며 "소비성향 높은 곳에 돈이 가야한다. 소비성향이 높은 곳은 저소득층인데, 사회보장 등이 저소득층에 포커스를 맞춰야한다. 슈퍼나 마트 등 내수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유가 폭락'이 원인임을 지적하며 유가수준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일시적인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위원은 "현재 상황을 디플레이션으로 보는 것은 유가하락 때문"이라며 "작년 7월부터 유가가 하락했고 유가수준이 유지되면 디플레이션 압력은 줄어들 것이다. 일시적이기 때문에 성격을 잘 파악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안 교수 역시 "우리경제는 디플레이션보다 장기적인 저성장 국면에 빠진 것이 가장 큰 걱정"이라며 내년 하반기정도 디플레이션 우려가 약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홍 의원은 현 경제 상황을 1920년대 미국 대공항 시기와 비슷하다며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을 맹비판했다. 그는 1929년 10월 미국 대공항이 발생했음에도 당시 후버 대통령이 1933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뉴딜정책을 시행하기 전까지 아무런 정책을 시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홍 의원은 후버정권과 박근혜 정부의 부자감세와 양극화 심화, 부동산 거품 등이 공통점이라고 강조, "후버 대통령은 정부가 국민을 도우면 국민이 노예가 된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기업이 무너졌다"며 "고전경제학의 그 신념대로 정부가 개입하지 않으면 경제가 살아난다는 이념적 도그마(독선)에 빠져 아무것도 안했다"고 박근혜정부의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을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