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강연을 하는 사람들이 참 많아졌습니다.
정치적, 학문적, 종교적인 주제에 국한됐던 과거의 강연과는 다르게 요즘의 강연은 연애, 성상담부터 취업고민, 요리, 미용에 이르기까지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강연이 행해지고 있는데요.
유명 강사의 경우 연 수익이 수억원에 이를 정도로 나름 규모있는 시장이 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부가가치가 터져나오는 시장에는 반드시 걸리는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세금입니다.
과세당국이 강연을 하는 이들의 소득에 세금을 매길 때는 이들이 강연을 직업적으로 하느냐 아니냐가 중요한 문제라고 합니다. 강연이 직업화되어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소득을 창출하는 것과 단지 일시적인 소득만을 만들어내는 것에는 세금이 다르게 부과되기 때문입니다.
현행 세법에 따르면 후자에 더 많은 공제혜택을 부여해 더 적은 세금을 거두고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 현행 소득세법상 '기타 소득'으로 분류되는데 이 경우 소득의 80%를 필요경비로 인정해 공제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조세심판원에서는 이 강연료를 두고 직업적인 소득이냐 아니냐의 문제로 다툼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심판원은 어떤 결정을 내렸을지 알아보겠습니다.
□ 강연료, 사업소득인가 기타소득인가 = 모 관광대학 외식·조리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A씨.
A씨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0여개 업체에 강연을 한 대가로 강연료를 지급받았고, 이 중 2008년도의 강연료 수입금액 일부를 누락한 채 종합소득세를 신고했습니다.
과세관청은 A씨가 누락한 금액 중 기타소득으로 신고한 일부를 사업소득으로 변경해 다시 과세했고, 누락된 수입금액 나머지를 기타소득으로 합산해 종합소득세를 부과했습니다. 또한 소득을 누락하지 않은 2009년과 2010년의 소득에 대해서도 기타소득으로 신고한 부분 중 일부를 사업소득으로 변경해 다시 부과했습니다.
A씨는 이를 받아들이지 못해 결국 심판원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A씨는 자신이 한 강연들에서 벌어들인 소득이 계속적이고 반복적이지 않으며, 수익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업소득으로 과세한 처분은 부당하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A씨는 "사업이란 '영리를 목적으로 계속적·반복적으로 행하는 경제활동'을 의미하지만 나는 현재 2중 직업을 갖거나 영리사업에 종사할 수 없는 대학교수 신분"이라며 "대학교수가 남는 시간에 부탁을 받고 강의를 해 강연료를 받았다고 해서 이것이 사회통념상 계속성·반복성이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주장했습니다.
더불어 "강연료 또한 학생수를 기준으로 받은 것이 아닌 시간당 일정 액수를 받는 것으로 해 수익을 목적으로 강의를 제공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에 강연료를 사업소득으로 봐 과세한 처분은 부당하다"고 항변했습니다.
하지만 과세관청의 입장은 달랐습니다.
A씨의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과세관청은 "기타소득은 일시적·우발적으로 발생하는 소득"이라며 "기타소득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납세자의 직업활동, 활동기간, 획수 등을 보고 그 활동이 수익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지 여부와 사업활동으로 볼 수 있을 정도의 계속성·반복성이 있는지 여부 등을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해야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A씨는 여러 사단법인 등에서 계속적·반복적으로 소득이 발생한 것이므로 이를 인적용역 사업소득으로 봐 과세한 처분은 정당하다"고 반박했습니다.
□ 심판원 "일시적·우발적이라고 볼 수 없다" = A씨의 항변에도 불구하고 심판원은 과세관청의 처분이 정당하다며 손을 들어줬습니다. A씨의 강연 행태를 봤을 때 이것은 계속적이고 반복적인 용역이며, 이로부터 계속적인 강연수입이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심판원은 "A씨는 일반음식점, 단란주점, 신규창업자 조합 등에서 매년 지속적인 강연료를 지급받아 왔고, 특히 모 주식회사와는 자문계약을 통해 매월 일정액의 강연료를 지급받아왔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과세대상에 포함하지 않은 강연들까지 포함하면 2008년에는 56건, 2009년에는 125건, 2010년에는 112건에 달하며 이에 해당하는 강연수입을 올렸다"며 "A씨의 강연료가 일시적·우발적으로 발생한 소득이라기보다는 수익을 목적으로 한 사업활동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심판원은 "때문에 과세관청이 A씨의 강연료를 사업소득으로 봐 종합소득세를 과세한 처분은 잘못이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참고심판례 : 조심2014중58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