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6일 국회의원 겸직금지와 삼권분립 위배 논란이 있는 현역의원의 정무특보 임명을 강행했다. 박 대통령(가운데)을 둘러싸고 홍보특보에 임명된 김경재 전 의원(왼쪽)과 새누리당 김재원, 윤상현, 주호영 의원,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이 나란히 걷고 있다. (사진 = 청와대)
'친박VS비박' 갈등 예고(?)…야 "친박산성, 국회 감시"
박근혜 대통령이 삼권분립 위배와 국회의원 겸직금지 논란이 일고 있음에도 현역 국회의원인 새누리당 주호영, 윤상현, 김재원 의원을 청와대 정무특보로 임명을 강행해 논란이다.
특히 여당인 새누리당 역시 앞서 국회의원 겸직금지에 위배되는 것을 지적하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바 있어 당청간 관계의 파열음이 예고되고 있다.
□ 친박 3인방 정무특보 임명강행, 비박 지도부 감시(?) = 청와대는 국회와의 소통강화를 위한 방침으로 정무특보단을 발족했지만 친박계를 위시한 정무특보단이 오히려 소통보다 불통을 강화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헌법기관인 현직 의원이 대통령 정무특보를 하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한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발표에 대해 "그 문제에 대해서는 제가 오래전에 얘기했기 때문에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고 기존의 비판적 입장을 나타냈다.
김무성 대표 역시 정무특보 임명에 대해 "그것(정무특보)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여당 지도부는 정무특보 임명 강행에 대해 언급을 삼가고 있지만, 당이 추진하려는 미국의 고 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문제와 각종 경제 현안과 관련해 청와대와 이견이 있는 문제에 있어서는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정책의총을 밝힌 유 원내대표를 향해 윤 의원이 '반대' 입장을 나타냈고, 뒤이어 청와대 역시 "신중하게 접근할 사안"이라고 일축해 대립양상을 띠었다.
새누리당은 정무특보 임명과 관련해 "청와대의 소통 의지"라며 원론적 입장을 나타냈다.
당 관계자는 "당 입장에선 대통령 고유권한인 인사권을 비판할 수는 없다"면서 "이미 유승민 원내대표나 최고위원들이 지적한 바 있고 앞으로가 중요하니 소통을 잘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 야 "與野, 언론 모두 반대, 대통령 독선" 철회 압박 =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야당은 '대통령의 독선'임을 비판하며 임명철회를 압박하고 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17일 박 대통령의 정무특보 임명 강행에 대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을 정무특보로 세 명이나 기용한 것은 명백히 헌법상 삼권분립에 벗어나고, 국회의원 겸직 금지에도 위배된다"며 "대통령이 여당을 장악하고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도저히 강행할 수 없는 인사다. 분명히 독선"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의화 국회의장께서 정무특보에 위촉된 세 의원이 겸직신고를 하면 국회윤리심사자문위 열어서 국회법 저촉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린다고 했는데 그때까지라도 기다렸어야 했다"면서 "삼권분립 정신과 겸직 금지 취지에 맞춰서 합당한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국회법 22조에 국회의원 겸직금지의 원칙이 있다. 2013년 8월 개정된 내용으로 국회 쇄신 특위에서 새누리당 위원장을 중심으로 여야가 안을 내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통령 주변을 친박산성으로 친 것이다. 소통하라고 했더니 세 명에게 정무특보 자리 주고 국회를 감시하고 관리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비난하고, 대통령을 향해 "오늘이라도 국회법을 다시 보고 되돌리면 국민이 이해할 것"이라고 임명철회를 압박했다.
정의당 김종민 대변인 역시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실상 국회를 향한 청와대 입김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심히 우려스럽다"며 "청와대 문 앞은 문고리 권력이 지키고, 청와대 밖에서는 국회 출장 권력이 지키는 것으로, 대통령 앞에 이중삼중으로 불통 성벽을 쌓는 것으로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3년차, 이미 시작된 레임덕을 이런 방법으로 막으려 한다면 권력이 무너지는 속도만 더욱 빨라질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