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여야 회동 합의, 與 번복? 野 "상상할 수 없는 일"

공무원연금개혁 정부안 합의에 인사혁신처 사실상 '거부'

새정치민주연합은 18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 청와대 회동 후 발표된 사안에 대해 정부와 새누리당이 부인하고 나선 데 대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전날(17일) 청와대 회동을 통해 공무원연금 개혁의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 하면서 정부가 개혁안을 내놓고 공무원 단체를 설득하기로 했다. 또한 경제활성화 핵심 법안 중 하나인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과 관련해 야당이 반대하는 서비스 산업의 분류에서 '보건 의료'를 제외할 경우 논의해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무원연금 개혁 주무부처인 인사혁신처는 공식적인 정부안 발표에 난감함을 표하고 있다. 공무원노조와 합의 없이 정부안을 발표하면 단체협약 위반이라는 이유에서 "공식안을 당장 제출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또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서 '보건의료' 분야를 빼고 처리할 수 있다는 합의에 대해 "우리는 당초 입장대로 (보건의료를) 포함해서 통과시키는 것으로 일단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정부여당의 이 같은 입장번복에 "정치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일개 부처가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합의한 내용을 뒤집겠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전날 회동에서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 상황을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공무원연금 개혁을 4월말까지 할 것을 강하게 주장해서 문재인 대표가 야당에게 개혁안을 내놓으라고 하면서 정부는 안은 내놓지 않고 공무원 설득도 하지 않는 것이냐고 말했고, 문 대표가 강하게 정부안을 요구하자, 김 대표가 정부 안을 내놓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안을 내면, 새누리당 안과 새정치연합 안을 함께 사회적 대타협기구에서 논의 가능하면 공무원단체의 동의를 구하자는 것"이라며 "이런 합의를 인사혁신처가 정부안을 못 내놓겠다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한 합의를 인사혁신처가 거부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인사혁신처를 향해 "어제 회동의 의미를 정부여당이 스스로 져버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안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인사혁신처가 (이런 합의를) 뒤집고 공무원을 설득할 수 있겠나. 그건 난센스"라며 "회동이 끝나고 발표문 만들 때도 '정부안을 낸다'고 할 때 논란이 없었다"고 거듭 공무원연금 개혁 정부안 발표가 3자회동 합의사항임을 강조했다.

또한 김 수석대변인은 서비스산업 발전법에 대해 새누리당 유 원내대표가 "(보건의료를) 포함해서 통과시키는 것을 일단 노력할 것"이라고 한 것에 대해 "새누리당 내 자중지란"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새누리당 김 대표는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전날 합의한 '보건의료' 부분을 제외한 서비스산업 기본법 처리를 언급, "이(보건의료) 부분을 제외하면 청년 일자리 숫자가 대폭 줄어들게 됨에도 4월 국회에서 처리할 수밖에 없다. 이런 안타까운 심정을 말씀 드린다"고 처리를 강조해 여당 내에서도 조차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김 대변인은 "보건의료 부분은 의료영리화로 이어질 수 있으니 독소조항으로 빼야한다는 입장이어서 뺄 것을 요구했고 김 대표가 '그거 빼고 4월에 합시다'라고 이야기 했다"면서 "여야 지도자와 대통령이 회동해서 그동안 논란된 것들을 합의한 건데 새누리당 내 자중지란으로 뒤집는 것은 정치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