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법에서는 사례금을 사무처리 또는 역무의 제공과 관련하여 사례의 뜻으로 지급되는 금품으로 정의하고 있다. 어떤 경우에 지급되는 금전이 사례금에 해당하는지 항상 명확한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최근 사례금의 범위에 대해 “당해 금품 수수의 동기·목적, 상대방과의 관계, 금액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그 금품이 외견상 사무처리 등에 대한 사례의 뜻으로 지급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 중 실질적으로 사례금으로 볼 수 없는 성질을 갖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면 그 전부를 사례금으로 단정할 것은 아니다”고 판결했다.
이 사건에서 납세자와 상대방 동업자는 홍콩에 법인을 두고 사업을 벌여왔다. 이들은 동업관계를 정리하면서 납세자는 자신이 개발한 제품에 대한 원본 패턴의 일부를 가지고 나머지는 동업자가 가지는 것으로 정리했다. 또한 홍콩법인이 소유하고 있는 재산도 서로 합의하여 분배했다. 이 과정에서 납세자는 동업자로부터 15억원을 지급받았다.
세무서장은 이렇게 받은 15억원이 세법상 사례금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과세했다. 사례금에 해당하는 경우 아무런 경비가 인정되지 않아 과세액이 늘어난다.
이에 대해 납세자는 “동업자로부터 받은 돈은 산업재산권에 유사한 자산이나 권리를 양도하거나 대여하고 받은 대가에 해당한다”며 받은 돈의 80%가 세법상 경비로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납세자가 동업자로부터 받은 돈이 사례금이냐 권리양도냐에 따라 세부담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한다.
대법원은 세무서장의 과세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그 근거로 두 가지를 들었다. 첫째, 동업관계를 정리하면서 동업에 사용된 여러 재산의 분배에 대해 합의하였다는 점이다. 이러한 재산의 분배에 대한 합의에는 자신의 지분에 해당하는 재산의 양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지급하는 금액의 크기다. 단순히 동업관계를 정리하는 데 협조하는 대가로 15억원을 준다는 것은 통상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다른 무엇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15억원이라는 거액이 지급되었다고 보는 것이 상식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납세자가 받은 돈 15억원 모두를 사례금으로 단정지을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납세자가 받은 돈 중 동업으로 인한 이익의 분배에 해당하는 부분과 재산의 양도에 해당하는 부분이 있는지 확인한 후, 받은 돈의 전부가 사례금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는데 하급심은 이 부분을 제대로 심리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 사건을 다시 하급심에 돌려보내 심리하도록 하였다.
세법은 사례금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그 판단은 판례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법원은 단순한 사례가 아닌 다른 대가관계가 존재할 개연성이 충분한데도 받은 돈의 대부분을 사례금으로 보아 과세한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대상판결은 외견상 사례의 뜻으로 지급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 거래의 목적, 배경, 상대방과의 관계, 금액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례의 뜻으로 지급되지 않는 부분은 사례금으로 과세할 수 없다는 일반 상식에 부합하는 판단을 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대법원 2015.1.15.선고 2013두3818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