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보완대책 발표 아직 멀었나요?" = 정부가 지난달 말까지 발표하겠다던 연말정산 보완대책의 발표가 늦어지면서, 향후 4월 임시국회에서 부실 심의를 목적으로 지연시키는 거 아니냐는 의구심 섞인 시선들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이번주 내로 연말정산 결과를 정리한 뒤, 다음주 초 당정협의를 거쳐 보완책을 내놓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사진 왼쪽은 세종시 나성동에 위치한 국세청, 오른쪽은 어진동에 위치한 기획재정부.
2014년 귀속 연말정산 결과에 대한 정부의 분석 및 검증 작업이 지연되면서 정치적 논란을 야기 하고 있다. 연말정산 신고기한(3월10일)이 종료된 지 23일이 경과했지만, 정부가 당초 분석결과 자료 제출을 약속한 시점(3월말)이 지나버리면서 정치권이 선제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치권은 정부가 4.29 재보궐을 의식해 연말정산 분석결과 자료를 지연 제출, 연말정산과 관련한 임시국회 세법개정안 논의를 부실하게 만드려는 의도가 숨어있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방대한 자료를 분석해 정책추진에 바로미터가 될 의미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내야 하는 정부는 행보가 더딜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결과 분석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어가고 있으며 이르면 내주 초 분석결과와 이를 토대로 만든 후속대책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 '나성동'은 분석 중 = 연말정산 결과 분석 작업이 더딘 것은 복잡다단한 이유가 존재한다. 아직까지 국세청사가 위치한 세종시 나성동을 벗어나 기획재정부 청사가 소재한 어진동으로 결과 분석 데이터가 넘어가지 못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달 11일부터 납세자의 가구 형태별 세부담 분석 등을 포함한 연말정산 결과에 대한 분석 및 검증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제한된 시간 동안 1600만명에 달하는 인원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작업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단순한 통계치 뿐만 아니라 세법개정 효과나 입법보완에 대한 분석 작업도 함께 병행되고 있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세청은 이번 주 중으로 결과 분석을 마치고 관련 데이터 등을 기획재정부에 제공할 방침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1600만명에 달하는 근로자들이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연말정산 결과를 분석하고 있어 작업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며 "이번주까지 연말정산 결과자료를 기획재정부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어진동'은 대기 중 = 사실 연말정산 결과 분석은 국회에 자료 제출을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기재부의 방침은 연말정산 결과 분석가 반영된 보완책을 만들어 내놓겠다는 것이었다.
일단 정부는 연말정산 추가납부 세액 분납법안을 의원입법안 형태로 국회에 제출,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켰다. 이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임시방편이었다. 연말정산 대란의 원인 중 하나였던 자녀관련 공제제도 개편 등은 연말정산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것이 기재부의 입장이었다.
국회가 4월 임시국회에서 연말정산 보완책을 논의한다는 방침을 세운 상황이라는 점, 연말정산 결과 분석이 지연되면서 정부의 보완책 발표가 4월 둘째 주를 전후해 발표될 것이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번 보완책도 의원입법안 형태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입법안으로 가져갈 경우 입법예고 등 법이 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4월 임시국회 통과를 장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정치권 입장에서는 '책임을 국회에 돌리려는 꼼수'라고 불평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최선의 방법은 이 길을 선택하는 것 뿐이다.
기재부는 내주 초를 전후해 연말정산 보완책을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존에 기재부 주변에서 언급됐던 보완책을 뛰어넘는 획기적인(?) 내용의 보완책은 담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말정산 결과 분석 결과 여부에 따라 보완책의 실제 내용이 기대치에 못미칠 공산도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정부가 이미 발표한 보완대책의 방향에서 크게 달라지는 부분은 없을 것 같다"며 "다만 보완책 소급적용 등에 따라 향후 발생하는 환급세액 등은 개별적 절차 없이 과세당국이 직접환급해 주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