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개혁 실무기구 난항, 여야 갈등 고조

여 '문재인 책임론'·특위 단독처리 가능성 시사…야 "與 고집으로 시간 허비"

공무원연금개혁 국민대타협기구에 이은 실무기구 구성을 두고 여야가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거듭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특히 오는 6일 공무원연금개혁 특위가 재가동될 예정인 가운데, 새누리당이 실무기구가 구성되지 않을 경우 특위에서 개혁안을 단독처리할 뜻을 시사해 여야 갈등국면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2일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를 겨냥해 맹공을 퍼부으면서 나아가 공무원연금 개혁 당사자인 공무원단체와의 합의를 사실상 철회할 의사를 밝혔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새정치연합 문 대표가 내건 '유능한 경제정당'에 대해 "입만 열면 국민 지갑을 지켜드리겠다고 이야기하는데, 소득대체율을 높여서 재정파탄이 일어나면 국민 세금이 축나고 국민 지갑에서 나가게 된다"며 "연금 지급률이 0.01%만 달라져도 재정부담이 연간 최대 2000억원 왔다 갔다 하게 된다. 말로만 국민 지갑 지켜드린다고 하면서 실제로 국민 지갑을 터는 아주 잘못된 행태"라고 비난했다.

김 대표는 "국민대타협기구에서 합의 보는 것이 제일 좋은 일이지만 이해당사자와 합의 보는 것이 꼭 좋은 일인가 생각해야한다"며 공무원단체와의 논의를 사실상 '철회'할 뜻을 나타냈다.

유승민 원내대표도 문 대표를 겨냥해 "문 대표가 공무원연금개혁 협상에 국민연금을 끌고 들어온 것은 노무현 정부때 했던 것을 뒤집고 국가재정을 생각하지 않는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반개혁 포퓰리즘"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그는 "문 대표가 '노후소득 보장 확보에 그치지 않고, 국민연금도 소득대체율을 조정해 노후소득보장 기능을 제대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며 "이 발언은 불과 8년 전 노무현 정부의 국민연금 개혁을 스스로 180도 뒤집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 대표는 당시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합의한 국민연금 개혁을 누구보다 정확히 알고 있다"며 "그런데 지금 와서 공무원연금개혁 하자는 데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을 들고 나온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야당은 지금 즉시 알파·베타 숫자를 제시해 재정추계가 가능하도록 협조해야 한다"며 "실무기구 활동 시한도 합의하려고 노력하겠지만 안 되면 특위에서 공무원연금 개정안 마련에 즉시 착수할 것"이라고 단독 처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사회적 대타협 없는 일방통행식 연금개혁은 더 큰 사회적 갈등을 양산하고 장기적으로 국가에 더 큰 비용을 안겨준다"고 정부여당을 겨냥했다.

우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은 몇 달 전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스웨덴·독일·오스트리아의 연금개혁 사례를 참고하겠다'고 했다"며 "이들 나라는 사회적 합의기구를 설치해 수년간 논의 끝에 개혁에 성공했고 스웨덴은 15년간 논의 끝에 개혁을 완료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해당사자와 충분한 대화와 타협의 과정을 충분히 거쳐야 한다"면서 "새정치연합은 국민과 약속한 사회적대타협의 원칙을 지키면서 약속한 기일도 지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기정 정책위의장은 "국민대타협기구는 2009년 공무원연금개혁 당시 3년 동안 했던 일을 3개월 만에 압축적으로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절대적 기한 부족으로 최종 합의를 하지 못하고 실무기구 구성을 하자고 한 것"이라며 "(하지만) 새누리당이 데드라인(활동시한)을 고집하며 한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정책위의장은 "기여율 알파, 지급률 베타 문제만 해결되면 되는 게 아니라 소득재분배 기능과 납부기한, 임금동결 문제 등 점검내용이 많다. 시간을 허비할 게 아니라 5월2일까지 최선을 다해 논의하면 된다"며 "우리가 지켜야 할 약속은 국회가 정한 시한과 합의한 사회적 합의"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와 여당은 시한만 관심 있고 사회적 합의 약속은 지킬 의지와 노력도 없다. 우리당은 시한도 잘 지키고 사회적 합의도 분명히 지키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정부여당을 '결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