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전체 민원 중 보험 관련 민원 60% 달해
"보험료 인상 및 고객 이탈로 이어질 수 있어"
보험과 관련한 민원이 계속늘어 나면서 보험회사와 고객 사이에 갈등이 고조되어 보험산업의 뿌리가 흔들릴 것으로 걱정되고 있다. 민원 증가로 보험사에 대한 고객의 신뢰가 떨어 질수 있기 때문이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보험 민원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2012년 3만8862건이던 보험 민원은 2013년 3만9345건으로 5.4%가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4만4054건의 민원이 발생해 전년도보다 11.9% 늘었다.
지난해 동양사태 관련 민원을 제외한 금융 관련 민원이 총 7만8631건임을 감안하면 보험업에서만 전체 민원의 60%에 달하는 민원이 발생한 것이다.
보험사에 대한 고객 민원은 주로 불완전 판매와 보험설계사들의 잦은 이직, 높은 보험금 부지급률 때문에 발생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손해율 증가에 따른 지급심사 강화 등으로 보험금 산정·지급 민원이 늘어난 게 민원 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저축성보험과 연금전환 가능 종신보험 등의 불완전판매 증가로 인한 보험모집 민원도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줄지 않고 늘어만 가는 보험 민원은 보험사들이 자초한 꼴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세헌 금융소비자원 보험국장은 "보험상품의 내용은 어려운데 보험사는 TV홈쇼핑과 TM 등을 통해 급하게 가입을 유도한다"며 "허위·과장 광고와 변칙 판매, 불충분한 상품 설명, 약관의 불명확한 용어 등이 보험민원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설계사의 1년 잔존율은 46%에 불과하다"며 "설계사들이 중도에 그만 둬 담당 설계사를 잃은 고아계약이 생겨나 민원으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보험사들의 보험금 지급 관행도 문제라는 시각이 있다.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 요구를 거절하거나 삭감해 지급하는 경우가 많아 고객 민원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보험사들은 민원 증가에는 당국도 책임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금감원이 민원감축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표명하면서 민원을 내면 해결하기 쉽다는 학습효과에 따른 부작용이 크다"며 "보험의 특성상 계약이 계속 쌓여 보유계약이 늘어나면 민원도 늘어나는데 단기 상품 위주로 판매하는 은행·증권업계와 동일한 잣대로 판단해 민원이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단지 민원 건수를 줄이는 데만 집중하다 보니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블랙컨슈머들의 악성 민원만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오세헌 국장은 "보험사들이 면피용으로 금융당국에 책임을 떠넘기려는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민원을 제기하는 것은 보험가입 과정에서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보험사에 대한 민원 증가는 보험사에 대한 신뢰 추락으로 이어져 결국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정보 금감원 소비자보호총괄국 팀장은 "민원이 계속 증가하면 보험업계는 고객들의 신뢰를 잃게 된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헌 국장은 "민원이 증가하면 소비자 피해 역시 증가하기 때문에 보험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돼 고객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생보사 한 관계자도 "민원이 증가하면 민원을 피하기 위해 보험금 지급이 늘어나게 되고, 보험료 누수로 이어진다"며 "결과적으로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어 보험 계약자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