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18일 치러질 예정인 제29대 한국세무사회장 선거에 후보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은 백운찬 전 관세청장, 손윤 현 역삼지역세무사회장, 신광순 전 중부세무사회장, 이창규 전 서울세무사회장, 한헌춘 전 중부세무사회장 등 5명이다.
하지만 이 중 3명의 출마 예상자의 선거 행보에 예상치 못한 차질이 빚어질 공산이 커지고 있다.
손윤 역삼회장은 현재 업무정화위원회(이하 정화위)에 회부된 상태이며 신광순 전 중부회장, 한헌춘 전 중부회장 대해서도 중부회 교육비 문제와 관련해 본회가 징계절차에 들어갈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2일 세무사회에 따르면 세무사회는 오는 9일 정화위, 28일 윤리위원회(이하 윤리위)를 차례로 연다는 계획이다. 이에 세무사회 안팎에서는 이들 3명의 출마 예상자에 대한 징계절차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선거의 본격적인 막이 오르기도 전에 유력 출마 예상자들이 징계라는 변수에 걸려 선거행보에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생겨버린 셈이다.
□ 연말정산 상담용역 입찰 논란, 손윤 '발목' 잡히나 = 손윤 역삼회장은 지난 17일 있었던 제37차 세무사회 상임이사회 결정에 따라 회원의 회칙위반이나 비위행위를 조사하는 정화위에 회부된 상태다.
세무사회는 그가 세무사회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입장이다. 발단은 2013년 국세청 콜센터(고객만족센터) 연말정산 세법상담용역 입찰에서 비롯됐다.
손윤 역삼회장은 지난 2013년 당시 국세청 콜센터 연말정산 세법상담용역 입찰에 참여해 용역을 수주했다. 이 과정에서 세무사회는 그가 '가격덤핑'을 시도, 매년 세무사회가 해오던 연말정산 상담용역을 가로챘다는 주장이다.
손윤 세무사는 지난달 5일 한국세무법인협회 정기총회에 참석해 당시 세무사회가 입찰에 참여조차 하지 않았고, 다른 회계법인들이 응찰한 상태에서 자신이 대표로 있는 세무법인 오늘이 용역을 수주했기 때문에 오히려 세무사 업계의 업역을 지켜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세무사회는 손윤 세무사가 이날 발언이 세무사회의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판단, 징계절차에 착수한 것이다.
세무사회는 상임이사회 결정문을 통해 "세무사회는 2007년 이래 국세청 콜센터 연말정산 세법상담 용역을 대행해왔다"며 "세무사회는 2013년 해당 용역을 대행하기 위해 국세청(조달청)이 실시한 입찰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손윤 역삼회장이 세무사회가 응찰한 금액보다 낮은 덤핑 금액으로 응찰함에 따라 용역이 세무법인 오늘에 낙찰되면서 세무사회는 용역을 대행하지 못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손윤 역삼회장은 "세무사회는 2년전 입찰을 포기했는데 내가 안했으면 다른 회계법인이 했을 것이다. 하다못해 잘못이 있어야 징계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설사 잘못이 있다한들 입찰을 한 것은 '세무법인 오늘'이지 손윤 개인이 아니다. 왜 나를 타겟으로 삼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 중부회 잉여금 미납건…신광순, 한헌춘 덮치나 = 한편 전 중부세무사회장을 지냈던 신광순, 한헌춘 세무사도 징계라는 변수 앞에 서게됐다.
세무사회 이동일 감사는 지난해 중부회가 자체 회원교육을 한 뒤 잉여금을 본회에 납부하지 않았다며 이것이 '횡령'이라는 내용의 감사보고서를 작성했고, 이에 본회는 지난해 12월 제26차 상임이사회를 통해 이를 미납할 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세무사회 관계자에 따르면 본회는 지난 1월16일 중부회에 공문을 보내 1월20일까지 잉여금을 입금하지 않으면 관련 전현직 회장 징계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알려졌다. 중부회는 아직까지 잉여금을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된 전현직 회장은 신광순, 한헌춘 세무사와 정범식 현 중부회장.
한헌춘 전 중부회장은 "지난해 12월 본회는 지역회 교육잉여금을 본회에 납부하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했는데 그런 규정이 애초에 있었으면 납부했을 것"이라며 "규정을 논하기 전 지역회원들을 위해 걷은 돈을 지역회원들을 위해 쓰지 않고 본회에 납부하라는 것부터 이해가 안된다"고 주장했다.
신광순 전 중부회장도 "세무사회칙 위반의 시효는 3년이기 때문에 전 중부회장을 징계한다는 것은 성립이 안된다"라며 "또한 애초에 횡령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것이다. 세무사회도 이런 기본적인 법지식을 모르는바는 아닐텐데 어떤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