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비중 28% 불과…창업기업 지원도 저조
시중은행들의 기술금융 대출이 급증하고 있지만 기술금융 대출의 70% 이상이 담보와 보증을 통한 대출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력은 있지만 담보와 자금력이 부족한 벤처기업이나 창업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기술신용평가(TCB) 기반 대출이 실제는 무늬만 기술금융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일 김기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은행의 기술신용대출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급증한 기술신용대출의 72%가 보증과 담보대출이었다.
기술금융대출 활성화로 은행의 담보·보증 대출 관행을 개선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이 은행 창구에서는 먹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실시된 8조9247억원의 TCB 대출 중 담보와 보증 형태의 기술신용대출이 72%에 달했다. 담보대출과 보증대출이 각각 53%와 19%였지만 정작 신용대출은 28%에 불과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기업대출에서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 46%와 중소기업대출의 신용대출 비중이 35%였음을 감안하면 TCB대출의 신용대출 비중은 기존 기업대출이나 중기대출의 신용대출보다 한참 못 미친 수준이다.
실제 기술금융을 선도하고 있다는 기업은행 역시 신용대출 비중이 17%에 그쳤다
아울러 중기대출이나 창업기업에 대한 대출도 미미했다.
지난해 하반기 중기대출은 4.7조원으로 1.5% 증가에 마물렀다. 같은 기간 30조원이 증가한 가계부채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또 TCB대출은 3년 미만 창업기업에 인색했다. 3년 미만 기업에 나간 기술금융 대출은 13.6%에 머물렀지만 10년 이상 기업은 58.6%를 차지했다.
은행 혁신성 평가에서 1위를 기록한 신한은행도 3년 미만 창업기업에 대한 기술금융 대출 비중은 12.1%에 그쳤다.
이에 대해 김기준 의원은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사실상 기존에 거래하던 우량기업의 담보대출을 기술신용대출로 바꾼 것에 불과한 무늬만 기술금융"이라며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