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여야 대선 자금 확대" 물타기…野 "석고대죄 해야 할 때 남 탓"
공소시효, 허태열 뇌물죄 적용 가능…홍문종-홍준표 각 4년, 3년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해 검찰 수사 범위와 특별검사 도입 문제, 공소시효 여부 등 쟁점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대선 자금 의혹 수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여야의 공방도 치열해지고 있다.
13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대선 자금은 여야가 따로 없다"면서 여야 공동으로 대선자금 수사를 받아야한다는 논리를 펴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또한 여당 일부에서는 전,현직 정권을 상대로 로비를 벌여온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경유착을 뿌리 뽑기 위해참여정부에서 특별 사면된 경위를 함께 조사하자고 나섰다.
박대출 대변인은 13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를 겨냥, "성완종 전 회장은 과거 노무현 정권시절 두 번이나 특별사면을 받은 전력이 있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두 번의 특사 당시 민정수석비서관과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고 있었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기업인 출신으로 과거 전,현직 여야 정치인과 충청 인사들을 대상으로 인맥을 넓혀왔다는 점에서 수사를 확대할 경우 야당도 관련이 없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여야 모두 정권을 잡았던 만큼 '털면 깨끗하지 않다'는 믿음(?)에 따른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 與野 '마당발' 성완종, 여 "참여정부 사면" vs 야 "물귀신 작전" = 새정치민주연합은 새누리당 김 대표를 향해 "물귀신 작전"이라고 맹비난하며 '전형적인 물타기'라고 보고 있다.
문재인 대표는 13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의 여야 대선자금 수사 주장에 대해 "나도 성완종 리스트에 올랐나요? 성완종 전 회장이 새정치연합에도 대선자금을 제공했나요?"라며 "무슨 엉뚱한 소리냐"고 일축했다.
또한 성 전 회장이 참여정부 시절 특별사면을 두 번 받았다는 지적에 대해 "사면은 법무부 업무인데, 예를 들면 사면과 관련해 성 전 회장이 돈을 줬다면 수사 대상이 되어야겠지만 그런 일이 없다"며 "지금 새누리당은 전원이 석고대죄 해야 하는데, 자꾸 남 탓하고 언제까지 그렇게 할 거냐. 못된 버릇이다. 그렇게 해서 국민의 심판 피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앞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진상규명 의지를 위해 독립적인 수사를 압박하며 리스트에 오른 이완구 국무총리와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홍준표 경남도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서병수 부산시장 등을 향해 공직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당장 관두면 일은 어떻게 하라는 거냐.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 허태열 뇌물죄 적용 가능, 홍문종-홍준표 각각 4년, 3년 공소시효 = 한편 성완종 리스트 8인에 대한 법적용과 공소시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검찰 수사가 진행될 경우 정치자금법과 뇌물죄 위반 등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성 전 회장이 지난 2006년 김 전 비서실장에게 10만 달러,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허 전 비서실장에게 건넨 7억원의 경우 정치자금법 공소시효(7년)는 지났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당시 국회의원 신분이었다는 점에서 뇌물죄 적용이 가능하다.
뇌물죄의 공소시효는 5,000만원~1억원 미만은 7년, 1억원 이상은 10년이다. 허 전 실장은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만큼 직무관련성 등이 입증되면 기소가 가능하다. 하지만 김 전 실장의 경우 10만 달러가 당시 환율로 환산하면 약 9500만원으로 계산, 애매한 구석이 존재한다.
성 전 회장은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조직 총괄본부장이던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과 2011년 한나라당 전대 당시 홍준표 경남도지사에게 각각 2억, 1억원을 건넸다고 했다. 이들의 정치자금법 공소시효는 각각 4년, 3년이나 남아있어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메모지에 적힌 유정복 인천시장 3억원, 서병수 부산시장 2억원의 경우 특정 시점이 명시되지 않아 공소시효를 판단하기엔 현재로선 어려운 상황이다.
□ 與지도부-초재선 특검 이견, 野 특검 압박 = 특검 주장도 탄력을 받고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특검에 유보적 입장이지만 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이었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초·재선 의원모임 '아침소리' 의원들은 정치개혁을 위해 특검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검찰 수사방향과 추가의혹이 드러나는 것에 따라 검찰수사 특검으로 압박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여갈 방침이다.
정의당은 강하게 특검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김종민 대변인은 "충격적인 부패 스캔들"이라며 "상설특검법은 이럴 때 쓰라고 만든 법이다. 대통령과 새누리당 대표가 언급한 '성역 없는 엄정한 수사'가 가능한 길은 유일하게 특검뿐"이라고 압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