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귀국 27일까지, 靑 1차 검증작업 마무리 방침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이완구 국무총리가 사의표명을 하면서 차기 총리 인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가 후임 총리 인선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중남미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기 전까지 총리 후보군에 대한 1차 검증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박 대통령은 귀국하는 27일 이후 본격적인 총리 지명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집권 26개월 만에 총리와 후보자까지 총 5명의 인사들이 불명예 사퇴하거나 중도 낙마하는 '총리 잔혹사'를 쓴 만큼, 이번에는 제1조건이 '도덕성'이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충남도지사와 여당 원내대표를 지내며 '준비된 총리'로 불렸던 이 총리마저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으로 63일 만에 낙마해 차기 총리는 도덕성이 필수조건이라는 것이다.
새누리당 충청권 한 인사는 "이 총리의 사의는 정부로서 타격이 있지만 이번엔 제대로 검증을 해야 탈이 없다"며 "다양하게 인재를 보고 꼭 우리 쪽(친여성향)이 아니어도 중도적 인사여도 도덕성과 역량이 된 인사들 중에서 총리를 지명하는 게 안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권 3년차의 국정개혁을 수행해야하는 중책과 성완종 리스트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검증된 국정운영 능력과 도덕성이 필수라는 것이다. 때문에 이미 인사청문회를 거친 전현직 장관들이 거론되고 있다.
우선 정치인 출신 중에는 친박 핵심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가장 주목받고 있고, 관료 출신 중에는 노무현-이명박 정부에 중용됐던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거론되고 있다.
최 부총리는 박근혜 정부의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개혁과 부패척결, 정치개혁 등 국정 핵심 과제를 수행할 적임자라는 평가다. 또한 실세 장관이 총리가 되는 것이 내각을 통할하기에 부담이 적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또한 현재 이 총리를 대신해 총리 대행까지 1인 3역을 소화하고 있어 박 대통령이 새로운 총리 후보자를 지명하기 전까지 무리 없이 업무를 수행할 경우 최 부총리에 대한 기대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 번 일을 맡긴 인사를 다시 중용하는 박 대통령 인사 스타일들 감안할 때 최 부총리의 총리행(行)은 가능성이 높다. 다만, 최 부총리는 현재 내년 20대 총선 출마를 희망하고 있어 총리직 제안을 고사할 가능성도 있다.
이밖에 인사청문회를 통과했던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세월호 참사 수습과정에서 유가족으로부터 진정성을 인정받은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거론된다. 이들 역시 현역의원이어서 내년 총선 출마 여부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또한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친박계이자 충청출신의 강창희 전 국회의장과 '경제통'인 이한구 의원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보수 정치인 중 '청렴성'을 자랑하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유력 후보군 중 한 명이다. 김 전 지사는 앞서 지난해 세월호 참사 후 안대희-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가 전관예우 논란과 친일사관으로 줄줄이 낙마할 때 '도덕성'을 무기로 유력하게 거론된 바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김 전 지사와 지난 2012년 대선 경선을 치르며 비방 경쟁을 벌인 탓에 김 전 지사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관료 출신으로 집중적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다. 윤 전 장관은 참여정부에서 금융감독원장, 이명박 정부에서 기재부 장관을 역임해 국정 수행능력과 균형감각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이번 총리 인선은 어느 때보다 도덕성과 국정 운영 능력이 필수인 상황인 만큼 대통령이 그동안 보였던 '깜깜이 인사'나 '깜짝 발탁'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집권 26개월 만에 6번째 총리를 지명해야하는 상황에서 여당의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때문에 여당과 함께 검증작업에 들어가거나 여당 추천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도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