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1일 코스닥지수가 500선 유리천장을 깬 후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변동성·회전율 급상승 등의 현상이 나타나자 시장분석가들 사이에 "지수에 거품이 끼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코스닥지수의 급등으로 심리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분석가들은 코스닥지수가 급등에 따른 단기조정을 불가피하겠지만 상승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견해와 급등에 따른 조정에 대비해 보수적인 투자가 바람직하다는 견해로 나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다수의 의견이다.
□ 코스닥, 변동성 및 회전율 급상승에 롤러코스터 장세
코스닥지수는 지난 22일 이후 변동성이 급속도로 확대되며 연일 굴곡 심한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지난 23일 코스닥과 코스피 소형주는 장중 각각 -5%의 급락을 보였다. 지난 24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74포인트(-0.25%) 내린 690.74로 마쳤다.
장중 -5% 폭락한 지난 22일 코스닥지수의 일중 변동성은 6.39%, 23일에는 3.17%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일중 지수 변동성은 그날 지수의 고가와 저가의 괴리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당일 평균치에서 위아래로 지수가 얼마나 요동쳤는지를 보여준다.
코스닥지수의 일중 변동성은 지난해 평균 0.91%였으며, 올해 들어서도 대부분 1% 하단에서 움직였다. 1분기 평균 일중 변동성은 0.98%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시장이 크게 출렁이면서 이달 평균은 1.39%로 높아졌다.
변동성이 커지면서 회전율도 급상승했다. 지난 22일 코스닥시장의 상장주식 회전율은 4.64%였다. 앞서 21일에도 회전율이 3.19%를 나타내는 등 최근 들어 코스닥시장의 주식 회전율이 3% 이상인 경우가 잦아졌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코스닥시장에 낀 거품이 빠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시장분석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비교 대상을 찾기 힘든 상승폭에다 이격도 확대로 코스닥과 중소형주에 대한 과열을 우려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코스닥의 연환산수익률은 21일 기준 31.6%에 달한다. 국가별 MSCI지수를 비교 대상으로 했을 때, 전체 46개국 가운데 4위에 해당하는 높은 수익률이다.
또 코스피 대비 코스닥의 시가총액 비율이 14.8%를 넘어서고 있다. 최근 10년간 평균 비율인 10.4%에 비해 40% 가까이 높다.
이같은 상황에서 내츄럴앤도텍 등 일부 종목의 악재가 등장하자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지수의 빠른 상승세가 지속됨에 따라 코스닥지수와 중소형주에 대한 과열 우려가 시장에서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지수 급등에 따른 심리적 불안감으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변동성이 확대되며 거래가 급증해 회전율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 전문가 "코스닥지수 하락세 돌아설 가능성 적다"
증시분석가들 사이에서는 코스닥지수가 조정 과정을 거치겠지만 추세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적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코스닥 급락을 이끌었던 주체는 소형주에 국한되기 때문이다. 대형주 지수의 장중 저가 수익률은 -0.23%에 불과한 반면 소형주는 코스닥과 마찬가지로 장중 최대 -5.2%에 가까운 낙폭을 경험했다. 중형주는 -2.8% 수준에서 저점을 형성한 후 -0.4%로 낙폭을 마무리 했다.
또 최근 수급을 주도하고 있는 외국인이 중대형주에 여전히 우호적이란 점도 우려를 덜게 만드는 요소다.
지난 23일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은 637억원을 순매도 했다. 이 중 외국인은 소형주를 56억 규모로 순매도 했지만, 시장 전체로는 대형주에 6352억원의 순매수를 집중시키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실제로 최근 대규모 차익실현 물량이 나오고 있지만 상승 기대감에 따른 매수세가 낙폭을 좁히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조 연구원은 "과열에 대한 경계심이 일시적으로 표출되고 있지만 외국인과 관련된 유동성 흐름이 변화될 요인은 찾아보기 힘들고, 폭락도 소형주에 국한돼 있다"며 "그렇지만 종목별 변동성이 확대된 만큼 중대형주에 더 큰 관심을 보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의 지수 변동성과 회전율 상승 등은 그동안 급등에 따른 과열 신호"라며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지수가 추가로 상승하지 못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지수가 많이 올랐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